양띠 해 2015년 키워드는 ‘햄릿 증후군’ ‘가면을 쓰는 사람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2015년 트렌드 짚는 서적 쏟아져

‘라이프 트렌드 2015’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드러내는 개인의 모습이 과시적이고 위선적이라는 측면에서 ‘가면’에 비유했다. 내년에는 가면에 지친 사람들의 SNS 이탈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했다. 동아일보DB
‘라이프 트렌드 2015’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드러내는 개인의 모습이 과시적이고 위선적이라는 측면에서 ‘가면’에 비유했다. 내년에는 가면에 지친 사람들의 SNS 이탈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했다. 동아일보DB
“벌써 연말이 왔나?”

12월이 채 되기도 전에 내년 을미년(乙未年)에 일어날 사회적 현상과 소비, 문화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서점 매대를 차지할 때면 드는 생각이다. 최근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셀러 7위에 오른 ‘트렌드 코리아 2015’를 비롯해 ‘라이프 트렌드 2015’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 ‘모바일 트렌드 2015’ 등 요즘 출간된 도서들이 ‘2015년은 ○○○’라고 예측하고 있다.

○ 책으로 미리 본 2015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는 내년 핵심 키워드를 ‘카운트 십(COUNT SHEEP)’으로 명명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이 책은 2009년도부터 각 연도에 해당하는 12간지 동물에 빗대어 키워드를 발표해왔다. ‘카운트 십’은 잠이 안 올 때 한 마리, 두 마리 양을 세듯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으면서도 양의 순한 이미지처럼 결단력이 떨어지는 대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은 정보 과잉 시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망설이는 대중을 뜻하는 ‘햄릿증후군’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셀카봉으로 자신의 일상을 매순간 담으려는 자기 과시형인 셀피(Selfie)족, 평범함을 추구하는 놈코어(Nomcore)족, 희생보다는 인생을 즐기려는 할머니를 뜻하는 어번 그래니(Urban-Granny) 문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했다.

‘라이프 트렌드 2015’에서는 2015년 대세를 ‘가면을 쓰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해고를 당해도 페이스북에는 웃는 모습과 함께 ‘꿈을 위해 사표를 냈다’고 쓸 수밖에 없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 가식과 위선을 ‘가면’에 비유한 것. 이에 SNS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는 한편 한적한 시골 등으로 이주해 삶의 여유를 찾는 킨포크(Kinfolk)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KOTRA가 발표한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에서는 가족을 위해 장을 보는 남성을 뜻하는 ‘맨플루언서(Manfluencer)’를, ‘모바일 트렌드 2015’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TV, PC 등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융합돼 다양한 경로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옴니채널(Omni Channel)을 내년 키워드로 꼽았다.

○ 트렌드 예측, 어찌 보면 말장난?

하지만 이 도서들이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보다는 언론 등에 소개된 내용을 짜깁기해 신조어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009년 이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7권과 2013년부터 나온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 3권 등 총 10권을 분석해보니 예측 이전부터 유행하고 있거나 연도가 다른데도 내용이 유사한 경우가 종종 눈에 띄었다. ‘트렌드 코리아 2014’에서 거론된 신세대 중년남성 문화인 ‘키디(Kiddie) 40s’는 2004, 2005년부터 유행했던 기존 키덜트(Kid+Adult) 문화와 별반 차이가 없다. 2015년 핵심 트렌드로 꼽힌 ‘어번 그래니’도 마찬가지. 자식 뒷바라지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노인이 증가한다는 이야기는 1년 전 ‘라이프 트렌드 2014’에서 이미 거론됐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는 고가의 헤드폰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뜰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트렌드 코리아 2013’이 미각을 만족시킬 문화가 유행할 것이라며 감각을 중시한 것을 확장시킨 정도로 보인다.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의 저자 김용섭 씨는 “문화도 연속성을 갖기 때문에 트렌드가 매년 완전히 뒤엎어지진 않는다”며 “기존 현상이라도 내년에 크게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면 키워드로 부각시킨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햄릿 증후군#책#트렌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