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세현]문화예술교육, 기업투자가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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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현 사진작가·희망프레임 이사장
조세현 사진작가·희망프레임 이사장
지난 30년간 나는 사람을 주제로 사진을 찍어 왔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끊임없이 사진으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 꿈을 꾸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중증 자폐아가 카메라로 직접 사진을 찍어보는 경험을 통해 소통의 물꼬를 트는 드라마틱한 경험도 했고, 백일사진 찍었던 입양아들을 몇 년 후 다시 만나 새로운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낼 수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그리고 삼성그룹이 힘을 보태 주어서 ‘그린프레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소외 아동, 다문화가족,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들도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변화를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단법인도 설립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과 기관의 관심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늘 듣는 말은 “무슨 예산이 그렇게 많이 드느냐”는 반응이다.

문화예술교육은 미래 가치와 사회발전을 만들어 내는 의미 있는 투자다. 영국의 경우 1990년대 후반부터 제조업 대신 문화예술 관련 산업에 집중해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하던 문화예술 관련 산업을 7.5%로 키워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의 사회공헌도 문화예술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키울 수 있는 안목을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닐까. 기업 사회공헌 지출이 3조 원을 넘어섰다지만, 현장에서의 체감 온도는 그리 따뜻하지 못하다.

문화예술교육은 미래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일로, 긍정적인 사회인으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을 키우는 데 제격이다. 일례로 사진을 찍는 창작 행위는 집중력, 공감과 소통 능력 등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진과 관련된 디지털 이미지 지식은 영화, 디자인, 게임 등 미래 유망 산업 분야인 디지털 콘텐츠의 모든 영역에 응용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진로 개발 교육이 되기도 한다.

더 많은 기업들이 긴 안목으로 사회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내는 데 함께해 주길 기대한다.

조세현 사진작가·희망프레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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