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폭격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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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챔프전 MVP 레오
경기당 평균 37.4득점 ‘펑펑’

“작년보다 어려웠는데 그걸 넘어서 기쁘고 행복하다. 현대캐피탈은 작년보다 강했지만 우리가 더 잘 뭉쳤다. 삼성화재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가족 같은 팀이다. 앞으로도 함께하고 싶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레오(24)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현대캐피탈 아가메즈(29)의 블로킹 한참 위에서 스파이크를 내리꽂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신경전을 벌인 이후였다. 아가메즈 정도는 충분히 누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였다. 레오는 “시즌 전부터 세계 3대 공격수가 온다는 말이 내게는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내내 ‘세계 3대 공격수’ 아가메즈는 ‘한국형 외국인 선수’ 레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삼성화재의 프로 종목 첫 7연패도 레오가 있기에 가능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뒤 신치용 감독 밑에서 한국형 선수로 거듭났다. 레오 이전에 V리그를 평정했던 가빈과 비교해도 앞선다. 가빈의 개인 최고 기록은 경기 평균 32.7득점(2011∼2012시즌)과 세트 평균 9.1득점(2009∼2010시즌). 레오는 올 정규리그 경기 평균 37.4득점, 세트 평균 9.9득점을 기록했다. 가빈에게 부족한 수비 능력까지 겸비했다. 명실상부한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쿠바에서 태어난 레오는 푸에르토리코로 망명을 했다. 그로 인한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 때문에 2년 동안 선수로 뛰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렸다. 신 감독은 “어린 나이에 많은 고생을 해서 그런지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정신력이 강하다. 우리 팀 문화에도 완전히 적응을 했다. 내년 시즌에도 레오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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