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라오스 시골학교에 ‘한국 산타누나들’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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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여대 류화선 총장(가운데 남자)과 학생들이 20일 라오스 방비엥 나므앙초등학교에 성금을 전달한 후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의 부채춤을 소개하고 있다. 경인여대 제공
경인여대 류화선 총장(가운데 남자)과 학생들이 20일 라오스 방비엥 나므앙초등학교에 성금을 전달한 후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의 부채춤을 소개하고 있다. 경인여대 제공
지난해 12월 20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버스로 4시간가량 떨어진 휴양 도시 ‘방비엥’.

경인여대(총장 류화선) 학생으로 구성된 문화사절단 30여 명이 방비엥 비행장에 대기해 있던 1t 트럭 2대에 나눠 탔다.

트럭이 시내를 통과한 후 메콩 강 다리를 건너자, 카르스트 지형의 산들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졌다. 트럭은 붉은 흙먼지를 날리며 시골길을 내달렸다. 한국의 1960, 70년대 시골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비행장을 출발해 30여 분 만에 도착한 나므앙초등학교. 트럭이 학교 정문 앞에 서자, 이 학교 전교생 44명이 경인여대 문화사절단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경인여대가 나므앙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6월 말. 경인여대 사회봉사센터 김미량 교수(항공관광과)와 봉사단원이 이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학교에 지붕이 없어 학생들이 땡볕에서 공부하고 비만 오면 바닥이 진흙탕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봉사단은 즉석에서 모금 활동을 벌였다. 봉사단의 모금 소식이 전해지자, 이 학교 출신 동네 주민들과 학부모들도 십시일반 모금활동에 동참했다. 봉사단과 주민이 합심해 만든 성금으로 학교 건물 절반가량에 지붕을 씌울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당시 “경인여대 차원에서 모금활동을 벌여 나머지 지붕 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경인여대 전 교직원이 나므앙초교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성금을 모금했다. 학생들은 바자를 열어 성금을 모았다.

6개월여 만에 경인여대 류 총장 등은 나므앙초교를 찾아 지붕을 씌우고 책걸상을 구입하는데 써 달라며 1052만 원을 전달했다.

탐 하이 나므앙초교 교장(44)은 “경인여대가 약속을 지켜 우리 학생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성금을 직접 전달한 류 총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는 경기 파주시 교하지구의 심학초등학교 출신이다. 학교는 6·25전쟁 무렵 미군 해병대가 세웠다.

류 총장은 “1955년 심학초교에 입학했고 드럼통에 든 분유를 배급받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한국이 가난했던 시절 선진국에서 받은 도움을 잊지 말고 어려운 이웃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인여대는 앞으로 나므앙초교의 교실 바닥과 벽면 등 교실 환경 개선 사업을 위한 지원을 추가로 펼칠 계획이다.

한편 경인여대 문화사절단은 지난달 19일 저녁 주라오스 한국대사관과 아시아교류협회 주최로 비엔티안의 탓루앙 사원 광장에서 열린 ‘한국 라오스 교류의 밤’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의 진수를 보여 주는 등 18∼24일 라오스와 캄보디아 현지에서 총 4차례 문화 공연을 펼쳤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케이팝 공연이 펼쳐지자, 많은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추는 등 케이팝의 열풍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20일 오후 6시 방비엥 체육관에서 한국의 전통 문화 공연과 케이팝 공연을 펼쳐 방비엥 시민은 물론 관광 온 외국인 등 500여 명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은지 씨(20·항공관광과 1년)는 “한국 문화를 외국에 알리기 위해 오랜 기간 연습했는데 열정적으로 환호해 주는 현지인들 덕분에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엔티안(라오스)=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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