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나 작가 “신의 배우들 구석에 있지 말아요…김희선 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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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4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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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송지나 작가 “신의 배우들 구석에 있지 말아요…김희선 걱정돼”

故 김종학 PD(62)와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 '신의' 등에서 호흡을 맞춘 평생 콤비 송지나 작가가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송지나 작가는 故 김종학 PD 빈소에 다녀온 뒤 24일 오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드라마다)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송 작가는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잠을 깨면 '아 이상한 꿈을 꾸었어'라고 말할 거 같습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송 작가는 "좀 전에 제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20여 년 전 '여명의 눈동자'의 주인공이었던 박상원 씨나 채시라 씨가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태왕사신기'의 주인공이었던 배용준 씨나 이지아 씨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작년에 방송된 '신의'의 주인공이었던 김희선 씨나 민호 씨가 류덕환 씨가 박세영 양이 함께 있었습니다"라며 그동안 고인의 작품에 함께 했던 배우들이 故 김종학 PD 빈소를 찾은 사실을 전했다.

이어 "그분의 초창기 작품을 함께 했던 나이 지긋한 연기자 스태프와 마지막이 되어버린 작품의 젊은 연기자 스태프가 한 방 안에 다 함께 있었습니다. 정말로 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이렇게 다 모이게 해서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으셨던가…그런가요"라며 고인의 죽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송 작가는 "감독님 추모영상을 만들 거랍니다"며 "그 영상에 입힐 몇 줄의 글을 쓰라고 합니다. 그런 영상에 입힐 말 같은 건 한마디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자칫 그런 말을 하면 이게 다 꿈이 아닌 게 될 거 같습니다. 그저…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러 들어왔습니다"고 전했다.

송 작가는 고인을 힘들게 했던 '신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송 작가는 故 김종학 PD 빈소를 찾은 '신의' 출연 배우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전하며 위로의 마음을 건넸다.

송 작가는 "오래된 작품의 다른 연기자분들이 옛날이야기를 하고 또 하는 가운데 힘없이 앉아있던 '신의'의 연기자분들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며 "두개의 녹화를 간신히 마치고 창백한 얼굴로 달려온 희선 씨나 급히 비행기표를 구해 한밤중에 달려온 민호 군이나 어두운 그림처럼 앉아있던 덕환 군이나 울음부터 터뜨리던 세영 양이나 그렇게 구석에 있지 말아요"라고 적었다.

이어 "희선 씨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3년을 한결 같이 기다려 합류했던 '신의'. 힘든 촬영장에서 감독님을 유일하게 웃게 해주었다는 은수. 이름 없는 스태프나 신인 연기자들이 자신들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이름 있는 누나가 우리 힘 좀 되어주세요…그래서 고소장에 이름을 얹어주었던 내막을 제가 압니다. 감독님을 상대로가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 그런데 그 이유로 울고 또 울어요. 그러지 말아요"라며 김희선을 걱정했다.

송 작가는 "잘못을 한 이가 있다면 그 긴 세월을 함께 했으면서도 마지막 전화 한 통화 받지 못한 사람이지요. 그렇게 얄팍한 세월을 지녀온 사람이지요"며 "얼른 자야겠습니다. 그럼 이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고 잠이 깰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김종학 PD는 23일 오전 10시 18분경 분당구 야탑동 Y빌딩 고시텔 5층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작은 창문과 출입문 틈은 청색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고 욕실에서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다. 김종학 PD가 자필로 쓴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여보 미안하다. (자녀들에게) 엄마를 잘 보살펴 주기 바란다. 사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후배 PD들에게 내가 누가 될까 두렵다. 나 때문에 PD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까 걱정된다"는 글도 적혀 있었다.

김종학 PD는 최근 SBS 드라마 '신의'의 출연료 미지급과 스태프 입금 미지급 등과 관련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종학 PD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지만 최근 경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고, 조카로부터도 피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편 故 김종학 PD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경기도 성남 영생원 메모리얼 파크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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