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38세, 김정일 34세때 강력도발… 29세 김정은 더 위험

동아일보 입력 2013-04-11 03:00수정 2013-04-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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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 징후] 김정은의 도발 드라이브 “다시는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해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첫 육성 연설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지향점으로 밝히자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김정은은 지난달 31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공식 방침으로 채택했다. 핵무기를 경제 문제의 해법으로 내놓은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탱크 5000대보다 핵무기 1발을 갖는 게 경제적 비용은 덜 들고 군사전략적 효과는 더 크다는 계산법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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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유학파 김정은의 반전 도발

정부 당국자는 “김일성 김정일이 심각한 대남 도발을 일으켰을 때 모두 30대였다. 지금 20대인 김정은은 그때의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더 어려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912년생인 김일성은 6·25전쟁을 일으켰을 때 38세였다. 김정일(1942년생)은 34세였던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을 주도했다. 1984년생인 김정은은 올해 29세다.

김정은의 위협 발언은 할아버지, 아버지 때보다 더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다. “적들의 명줄을 끊어 놓아라” “원수들을 한 놈도 살려 두지 말고 바닷속에 처넣어라”는 발언 등은 최고지도자 입에서 나오기 힘든 표현이다. ‘해외 유학 경험이 있어서 태도가 유연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정반대의 언행인 셈이다. 1994년 특사 교환 접촉 때 나온 ‘서울 불바다’ 발언(박영수 북측 대표)처럼 악역은 실무자가 맡고 최고지도자(김정일)는 이를 꾸짖으며 남북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가는 모양새가 기존 패턴이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은 도전적이고 호전적이며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치밀한 사람으로 보인다”며 “한반도 긴장 상황을 연출해 내면서 세계를 상대로 핵 게임을 벌이는 데는 김정은의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의 스타일은 ‘무조건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식으로 무모하고 호전적이어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대북 정책의 흐름을 잡는 데 참고할 만한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 씨는 10일 한 외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너무 어리고 경험도 일천하다”며 “군부를 완전히 장악해 그들의 충성을 얻으려 애쓰고 있으며 군 기지를 많이 방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측근들의 ‘군사지도자 만들기’ 판에서 요구받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행보는 연출된 느낌이 강하다”며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김정은의 작품이라기보다 김정은을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 강경파의 집단 창작품일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청와대 “김정일이라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김정은의 걷잡을 수 없는 도발 위협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정공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런 태도의 밑바탕에는 김정은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깔려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10일 국회의장단 초청 오찬에서 “북한의 협박 공갈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다는 것이 확고한 정부의 입장”이라는 말로 이 같은 실망감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에 대해서는 2002년 방북해 양자 회담을 한 이후 “대화를 할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를 여러 차례 했다.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중심에는 김정일과 쌓았던 기초적 믿음을 바탕으로, 아들인 김정은과도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극한으로 달려가고 있는 김정은의 행태를 보고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더욱 김정은과의 기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결기도 더욱 강해지는 형국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김정일이었으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김정은은 예측 불가능한 선무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 잡는 선무당이 핵까지 안고 있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우리가 먼저 무릎 꿇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숭호·이정은·동정민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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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미사일#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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