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한미, 원자력 개발의 강력한 동반자… 협정 개정문제 잘 해결할수 있을것 ”

입력 2013-04-08 03:00업데이트 2013-04-08 08:0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캐슬린 스티븐스 前주한美대사 인터뷰
4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 중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한미 양국은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 개발의 강력한 동반자이고 그동안 비확산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모델이 되어왔다는 점에서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의 원만한 타결을 희망했다. ‘한국은 이 문제를 평화적이고 상업적인 원자력 이용이라는 차원에서, 미국은 비확산의 차원에서 다루고 있어서 간극이 크다. 어떻게 하면 협상에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2008년 9월부터 3년 1개월 동안 주한 미 대사를 지내며 이 문제를 지켜본 그는 한국 측이 협상 개정을 요구하는 경제적 배경을 어느 미국인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국이 핵 재처리와 농축 기술을 가지면 당연히 북한에 맞설 핵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여느 미국인과는 달랐다.

“지난 40년 가까이 한국의 민간 원자력산업이 괄목상대하게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업 그리고 전문가들이 긴밀히 협조하는 것도 봤습니다. 우리는 한국이 민간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고 최근 해외 계약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환영하고 지지합니다.”

하지만 양국 간 견해차가 첨예한 상황에서 조심스러운 기색도 역력했다. 그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서 내가 끼어드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양국 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서 반갑지만 구름이 낀 것처럼 이슈가 뒤섞여 있는 형국이어서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북한의 최근 잇단 도발 움직임에 대해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당국자들은 한국과 매우 긴밀히 협조하면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하고 있다”며 “북한의 최근 발언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긴장만 증폭시키는 것으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지도부는 보다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지역 내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고 거듭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3년 전 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의 영정 사진을 본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며 “미국은 북한이 다른 길을 가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려 했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국제사회를 무시한 최근의 경험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북한이 가려는 길에는 미래가 없고 핵을 가지면 더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덜 안전해지며 국제사회를 무시하면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점을 알도록 북한을 설득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을 한다고 해서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논리에 반대하면서도 북한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 방안으로 “평화로운 통일, 한국인의 의사가 존중되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대해 “많은 미국인이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미 관계를 더 깊이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첫 여성 대통령을 선출한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젊은 여성들을 고무시켰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자신이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콘서트에 갔을 때 8, 9세 된 딸을 데려온 30대 중반의 남성이 저를 알아보고 ‘제 딸이 당신처럼 외교관이 되고 싶어 합니다. 사진 한 장 같이 찍을 수 있을까요’라고 하더군요. 기뻤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젊은 여성들에게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2011년 10월 미국으로 돌아와 워싱턴에 있는 조지타운대 외교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의 외교정책과 한미관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 1975년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와 ‘제2의 고향’처럼 소중한 인연을 가꿔 온 그는 미국 맨스필드재단과 한국 국제교류재단이 6월부터 시작하는 ‘넥서스 프로그램’(미국 내 차세대 한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후진 양성에 나선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후임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