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시설 상당수 파악… 리스트 만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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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미군 ‘북핵 장악팀’ 신설

박근혜정부 첫 외교안보장관회의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외교안보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강력한 외교적, 군사적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박 대통령,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김규현 외교부 1차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정부 첫 외교안보장관회의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외교안보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강력한 외교적, 군사적 억지력을 통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박 대통령,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김규현 외교부 1차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의 핵 위협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미국의 ‘북핵 제거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말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 핵시설과 핵기지에 대한 군사적 진입 및 장악 임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주한 미8군사령부에 설치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북한의 핵심 권부에서 군사정변이나 내란 등이 발생해 통제력을 잃은 핵물질이 반군세력에 탈취당하거나 외부 테러단체에 유출되는 상황은 미국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북한발(發) 핵 확산과 핵기술 유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면서 미국 본토를 겨냥한 핵테러 재앙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5년 말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된 뒤에도 북한 내 위기사태가 발생하거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작전은 미군이 주도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 핵심이 북한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핵시설의 위치와 그 실체를 파악하고 유사시 군사력을 동원해 그 시설들을 최단 시간 내 장악하는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미국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북-중 접경지역 등 북한 전역의 핵시설과 핵기지의 소재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전후에도 미국 정보당국은 대북 영상정보와 감청정보, 신호정보 등을 포착하고 북한이 비밀리에 운영 중인 우라늄농축시설 등 핵연료 제작 공장을 추가로 확인해 ‘북핵 시설 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핵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훈련도 강화해왔다. 2010년 3월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의 WMD를 제거하기 위한 전담부대의 존재와 이 부대의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연습 참가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 부대는 2004년 미 본토에 창설된 육군 예하 제20지원사령부이다. 2010년부터는 한미 양국군이 매년 연합훈련 때마다 합동기동부대(JTF-E)를 편성해 북한 전역의 WMD 시설과 기지를 탐지하고 핵물질을 제거하는 훈련도 실시했다.

한미 군당국은 매년 연합훈련 때마다 북-중 접경지대의 북한 핵시설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중국군과 무력충돌을 빚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그 해법을 찾는 데 고민해왔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평화유지군(PKF)의 파견 등 국제사회의 신속한 개입을 통해 중국의 북핵 시설 장악을 저지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보수성향 군사전문매체 워싱턴프리비컨(WFB)은 1일(현지 시간) “북한 미사일부대가 전시태세를 갖추고, 곧 사거리가 5000km 이상이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KN-08 이동식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징후가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한과 인접한 동북부 지역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WFB는 전했다.

2일 한미 정보당국은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 영상·신호 첩보기를 24시간 가동해 북한 전역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핵#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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