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안철수 發정계개편 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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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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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안철수’로 홀로서기 할 그릇 필요… 2013년 4월 재보선 이전 신당 창당할 수도

출국하는 安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출국하는 安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패배로 야권이 패닉에 빠지면서 문 후보를 지원한 안철수 전 후보의 입지도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6일 문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밝힌 이후 12일간 전국 11개 지역에서 32차례 유세를 벌이며 나름대로 전력을 다한 만큼 책임론이 안 전 후보에게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선 이후 문 후보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급속히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안철수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범야권 정계개편이 ‘안철수 신당’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본다. 안 전 후보가 대선에서 보여준 힘의 원동력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로 대표되는 ‘안철수 현상’이지만 그것만으로 ‘정치인 안철수’의 생명력을 이어가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안철수 현상’을 정치·정당개혁으로 현실화할 능력을 보여줘야 ‘정치인 안철수’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고 이를 위한 그릇 또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야권의 패배로 민주당 내분이 심해지거나 이탈 세력이 속출한다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안 전 후보 측 관계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19일 투표 직후 미국으로 떠난 안 전 후보가 내년 2월경 귀국해 정치 구상을 발표하고 4월 재·보궐선거 전 신당을 창당하거나 자신이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범야권 정계개편이 현실화돼 ‘정치인 안철수’가 구심점을 얻으면 5년 뒤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R&R)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가 안 전 후보의 정치활동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안 전 후보가 안랩 보유 주식 절반을 기부해 올해 설립한 안철수재단은 창업·교육지원사업 같은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이 궤도에 오를 경우 그의 또 다른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랩 주가의 하락세는 계속될 수도 있다. 안 전 후보의 9월 출마선언 당시 13만 원 수준에 육박하던 안랩 주가는 19일 현재 3만9700원으로 뚝 떨어졌다.

안 전 후보는 19일 오전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투표한 뒤 기자들에게 “다들 투표는 하셨어요?”라고 묻고는 말없이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오후엔 인천공항을 통해 밝은 얼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오후 6시 박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안 전 후보 측은 ‘안철수의 공항 메시지’를 공개했다. 문 후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안 전 후보는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고 주인에게는 승패가 없다”며 “어떤 결과건 모두 기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선거에서 이긴 쪽은 패자를 감싸고 포용하고 진 쪽은 결과에 승복하고 새 정부에 협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게 보내주신 열망을 온전히 받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며 정치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문재인#안철수#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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