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디도스 공격’ 국회의장실 비서 2심서 무죄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1일 12시 04분


"공모 증거없어…1000만원 전달 대가성 단정 못해"
최구식 前의원 비서는 형량 깎여 징역 4년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실 의전비서 김모 씨(31)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동오 부장판사)는 11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특별검사가 기소해 별도 심리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징역 8월을 선고해 김 씨는 구속 상태로 남아있게 됐다.

특검은 수사과정에서 김 씨가 국회의장실 비서라는 점을 내세워 지인의 온라인 게임 등급분류 결정 취소 사유를 대신 알아봐준 사실을 밝혀냈고, 김 씨는 따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받은 이 사건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씨가 공 씨와 디도스 공격을 공모했다는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하며, "디도스 공격 당일 오전 공 씨와 수차례 통화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김 씨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10월 20일경 김 씨가 공 씨에게 전달한 1000만 원도 디도스 공격의 대가로 단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 주장대로 돈을 단순히 빌려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범행을 주도한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비서 공모 씨(28)에게는 징역 5년에서 징역 4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하지만 재판부는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범행을 저질러 선거제도의 본질을 침해하고 국가의 이익을 침해했다"며 1심이 사실을 오인했다는 다른 피고인들의 항소 이유는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IT업체 K사 대표 강모 씨(26)에게 징역 3년6월과 벌금 500만 원, 추징금 100만 원을, K사 임원 차모 씨(28)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김 씨와 공 씨는 재보선 전날인 작년 10월 25일 IT업체 직원들에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등을 공격하라고 지시해 선거 당일 오전 두 차례에 걸쳐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접속불능 상태로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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