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9]의원수 축소 검토-북방경제… 文 119개 약속 곳곳 ‘安의 흔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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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공약집 발표… 재원 조달-개정 법령까지 담아 ‘눈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을 열흘 앞둔 9일 10대 핵심 과제와 세부 공약 119개를 담은 정책공약집 ‘사람이 먼저인 대한민국-국민과의 약속 119’를 펴냈다.

문 후보 측 이용섭 공감1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의 위급함을 해결해 주는 119 구조대원의 마음과 다짐으로 119개의 약속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291쪽의 공약집에는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정치·권력 혁신 등 10대 과제에 따른 구체적 공약이 담겨 있다. 선거 지원에 나선 안철수 전 후보를 배려해 그가 사퇴 전 제시했던 공약도 일부 반영했다.

문 후보는 정치혁신 과제로 △책임총리제 실시 △여야정 국정협의회 상설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투표 연령 18세로 낮추기 △오후 9시까지 투표 연장 등을 약속했다. 당초 안 전 후보의 공약이던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관련해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2 대 1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정수 축소를 적극 검토하겠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회계감사처의 국회 내 신설’이나 ‘기초단체장의 정당 공천 폐지’ 등도 안 전 후보의 공약을 반영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은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중소상공부 설치 등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를 개혁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 전 후보가 주장했던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재벌개혁위원회 신설은 채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선 국민참여검증단을 구성하고 4대강 주변의 생태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4대강 복원본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검증 결과에 따라 4대강 사업 일부를 되돌리겠다는 뜻이다.

안 전 후보가 강조한 ‘혁신경제’를 10대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운 것도 눈에 띈다. 남북관계에 관한 공약에선 안 전 후보가 강조한 ‘북방경제’ 개념을 반영했다. 안 전 후보가 ‘북방경제 119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공약했던 △북방시장 진출을 통한 1% 추가 성장 △1만 개 중소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 제공 △9만 개의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은 그대로 차용했다.

문 후보의 공약집은 재원의 규모와 조달 방안, 개정할 법령까지 담은 것이 특징이다. 공약 시행에 필요한 재원은 연평균 38조5000억 원이며, 재정·복지·조세 분야의 3대 개혁을 통해 연평균 39조4000억 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섭 본부장은 “증세를 통한 재원은 19조 원 정도로 2017년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1.6% 내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원을 너무 적게 추계한 데다 조달 방안도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공약집 발표와 별도로 문 캠프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이날 안 전 후보의 공약을 반영한 ‘가계부채 종합정책’을 발표했다. 신용불량자의 금융거래 제한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여 채무자의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채무힐링센터를 통해 개인회생을 지원하고 이자율 상한을 인하하는 정책도 포함됐다.

아직 공약집을 내지 않은 새누리당은 10일 정책공약집을 온라인을 통해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공약집 발표가 늦어지자 지방으로 선거운동을 하러 내려간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역공약 부재 대란’이라는 푸념까지 나왔다. 일부 지역은 이미 8월에 지역공약을 중앙당에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박근혜 후보가 지역 유세에서 단편적으로 언급한 내용만 있을 뿐 지역별 공약자료가 없어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문 후보 측 선거공보물이 천안함 폭침 사건을 ‘천안함 침몰’로 표기한 데 대해 새누리당 박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문 후보의 왜곡된 안보관이 공보물에 투영된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결론 내렸는데, ‘침몰’은 암초와의 충돌 등에 의해 가라앉았다는 의미도 된다는 것. 그러자 문 후보 측은 “3월 30일 새누리당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의 논평, 지난해 11월 9일 새누리당 홍준표 대표의 최고위원회 발언 등에서도 ‘침몰’이라고 표현했다”고 맞받았다.

문 후보는 지난달 21일 후보단일화 TV토론 때 ‘천안함 침몰’이라고 말했다가 28일 대전역 유세에선 ‘폭침’으로 표현을 수정했다.

이남희·최우열 기자 irun@donga.com
#문재인#공약집#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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