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시대]원자바오 보는 장쩌민 눈길, 힐난일까 연민일까

기타 입력 2012-11-10 03:00수정 2012-11-1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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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대회 개막식 사진 화제… 원 총리 축재설 의식한 듯
8일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왼쪽)과 원자바오 총리가 나란히 앉아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최고 지도부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8일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도중 포착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나란히 앉은 사진 한 장이 화제다.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진 최고지도부 내의 권력투쟁과 정치개혁 논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장 전 주석은 주석단 상무위원의 일원으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한 뒤 후 주석의 왼쪽에 앉았다. 당대회에서 전 주석은 항상 2인자 자리인 현 주석의 왼쪽에 앉는다. 원 총리가 장 전 주석의 왼쪽에 앉아 장 전 주석은 후 주석과 원 총리의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AP통신이 타전한 사진에 장 전 주석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원 총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원 총리는 깍지를 끼고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앞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장 전 주석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서 장 전 주석과 후 주석이 종종 활짝 웃는 얼굴로 담소를 나눈 것과 달리 장 전 주석과 원 총리는 바로 곁에 앉아 있었음에도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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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분석가들은 상하이방(상하이 관료 출신 모임)의 좌장인 장 전 주석과 계파가 따로 없는 원 총리 간에 ‘개혁 논쟁’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원 총리는 정치개혁이 없으면 문화혁명 같은 비극이 재발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딛고 13년간 최고지도자 자리에 있었던 장 전 주석은 원 총리식의 개혁 주장에 부정적이다.

더욱이 원 총리는 당대회 직전 일가친척의 3조 원대 재산 보유설까지 터져 지도부 전체의 도덕성 논란을 불러왔다. 원 총리를 바라보는 장 전 주석의 표정에는 연민과 힐난의 감정이 동시에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 총리가 지도부 내 권력투쟁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정치개혁 등을 주장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던 원 총리는 이날 개막식에서 표정이 어두웠다. 관영 중국중앙(CC)TV가 원 총리를 처음 지도부를 소개할 때만 잠깐 비춘 것도 지도부 내부의 기류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기류는 8일 오후 진행된 각 지역 대표들의 분임토론 보도에서도 감지됐다. 9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동정은 소개하면서 톈진(天津) 시 대표 토론회에 참석한 원 총리에 대해서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때 원 총리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후 주석도 장쑤(江蘇) 성 대표 분임토론에 참석했지만 보도가 안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혹은 수그러들었다. 후 주석과 원 총리의 토론회 참석 동정은 9일 오후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나란히 등장했다. 그렇지만 권력서열 3위인 원 총리의 입지에 이상 기류가 감돌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당대회#장쩌민#원자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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