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회동]2002 vs 2012 단일화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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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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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만, 1强2中 대선구도… 뜸들이던 후보가 역제안
다르네, 10년전 정반대 후보끼리… 이번엔 정책 비슷
10년전 협상 먼저 ‘상향식’… 이번엔 회동 먼저 ‘하향식’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6일 회동으로 야권후보 단일화의 신호탄이 올랐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이룬 지 꼭 10년 만이다. 2002년 단일화와 2012년 단일화는 공통점도 많지만 차이점도 적지 않다.

우선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 시기와 정황이 유사하다. 10년 전에는 정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요청했지만 노 후보가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노 후보가 11월 3일 국민경선을 전제로 한 단일화를 역제안하고, 5일 단일화 제안서를 공식 전달하며 협상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거듭되는 문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묵묵부답이던 안 후보가 5일 양자 회동을 전격 제안했고, 6일 회동과 함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다. 안 후보가 2002년의 노 후보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1강(强) 2중(中) 구도가 단일화의 배경인 점도 닮았다. 2002년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때 3자 대결 시 지지율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정, 노 후보를 15%포인트가량 앞섰다. 하지만 단일화할 경우 지지율 격차는 5%포인트 내외로 좁아져 양측 모두 단일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문, 안 후보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보다 15%포인트가량 낮다. 단일화를 가정하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가 나온다. 단일화의 절실함이 2002년보다 더 강한 것.

여론조사에서 단일후보 적합도와 경쟁력 중 어느 것을 묻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비슷하다. 10년 전 노 후보는 적합도, 정 후보는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는 것으로 분석돼 설문 문항을 정할 때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문 후보가 적합도, 안 후보가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차이점도 있다. 2002년에는 실무진이 먼저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나중에 두 후보가 회동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두 후보가 먼저 만나 큰 틀에 합의한 뒤 실무대표들이 세부 협상을 벌이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다.

2002년 정, 노 후보의 단일화는 가치와 정책이 다르면서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 안 후보의 정책은 그에 비해 차이가 작은 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양측의 정책이 비슷하고 시민사회 등 외부의 단일화 요구가 크다는 점에서 10년 전보다 협상이 쉬울 것”이라면서도 “실제 협상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결코 방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문재인#안철수#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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