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계성초교 교실서 흉기 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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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10대 야전삽 휘둘러 4학년 남녀학생 6명 다쳐
1명은 턱 찢어져 긴급수술… 女담임도 제지하다 맞아

우울증을 앓는 10대 고교 중퇴생이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초등학교 교실에 난입해 흉기를 휘둘러 학생들이 다쳤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28일 오전 11시 50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계성초등학교 4학년 3반 교실에서 학급회장인 장모 군(10) 등 남학생 3명과 여학생 3명 등 모두 6명의 학생을 다치게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 군(18)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군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장난감 권총과 60cm 길이의 야전삽을 가지고 교실 앞문으로 들어가 학급회의를 진행 중이던 장 군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장 군은 야전삽에 맞아 턱 왼쪽이 5cm가량 찢어져 수술을 받았다. 부회장인 김모 양은 삽으로 배를 여러 차례 맞아 내부 출혈 우려가 있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학생 4명은 팔과 등, 배에 골절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건 당시 교실에는 담임교사 A 씨(37·여)가 있었지만 학급회의를 지켜보며 뒤에 앉아 있어 바로 제압하지 못하고 뒤늦게 막다가 김 군이 휘두른 흉기에 등을 맞았다. 김 군은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옆 반 남자 교사(40) 등 2명에게 붙잡혀 범행 5분 만에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김 군이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왜 이 학교에 와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피의자인 김 군은 지난해 8월 31일 인천의 한 고교 2학년을 다니다 중퇴했으며 지난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2주간 인천의 한 병원 신경정신과 폐쇄병동에 격리돼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범행 당시 김 군은 중퇴 전 다니던 고교 교복을 입고 있었고 ‘열심히 노력해서 언젠가는 성공한다 해도 제겐 절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저지르니 미안하다는 변명은 안 하겠다’는 내용의 메모를 갖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계성초 관계자는 “평소 보안이 철저하지만 최근 증축공사 때문에 레미콘 차량이 드나들 때마다 후문을 개방하고 있다”며 “김 군이 레미콘 차량을 따라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학교에는 학교지킴이 두 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소속인 계성초는 1882년 설립됐으며 중구 명동에 있다가 2005년 12월 반포동으로 이전했다. 서울 강남권 유일의 사립초등학교인 이 학교는 입학 경쟁률에서 강북권의 영훈초등학교와 1, 2위를 다투는 곳으로 유력 인사의 자녀들이 다수 재학 중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강남 계성초#흉기 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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