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측 ‘새누리 협박’ 주장 파문]금 “7분 통화 내내 安출마땐 조사내용 폭로, 죽이겠다고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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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측이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 변호사는 불법사찰 의혹도 제기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측이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 변호사는 불법사찰 의혹도 제기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측근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발언에 대해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구시대의 낡은 방식으로 짓밟은 행위”라며 “있지도 않은 사실로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불출마를 종용하는 건 국민과 헌법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단정했다. 단 10분간의 기자회견이었지만 정치권이 발칵 뒤집힐 만큼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금 변호사는 또 “안 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며 “낡고 구태의연한 거대한 권력이 펼치는 음모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정 위원의) 범죄 사실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공모했는지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회견엔 안 원장과 가까운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 안 원장 측의 강인철 변호사,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을 최근 안 원장과 함께 관람한 조광희 변호사가 배석했다. 영입설이 나온 한형민 전 청와대 행정관의 모습도 보였다.

송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열리는 와중에 안 원장 관련 회견에 참석한 것에 대한 시선을 의식한 듯 “국회의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특위의 민주당 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는 유력한 사람에 대한 불법사찰의 가해자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기자회견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위원이 전화해 인사치레 한마디 없이 ‘네가 진짜 안 원장과 친하냐’고 물은 뒤 통화시간 7분간 처음부터 끝까지 ‘폭로해서 죽이겠다. 안 원장에게 전하라’는 협박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아침에 당황해서 뭐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몰랐다. 걱정해주는 얘기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중에서 들은 얘기를 전달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내용을 조사해 갖고 있다’고 했다. 정 위원 자신이 산업은행 부분을 조사한 검사라면서 검찰이 공식적으로 안 원장을 조사한 적 없다고 밝힌 사안에 대해 ‘뇌물을 줬다’고 얘기하는 건 흑색선전이지 풍문을 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구 사이에 한 얘기’라는 주장에 대해선 “‘가령 (안 원장에게) 애가 있다는 주장을 한다손 치더라도 ‘이런 말이 있는데 들어봤느냐’는 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 ‘나오면 죽는다. 터뜨리겠다’였다. 친구 사이에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또 다른 형태의 협박이나 위협이 있었나.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이 한 것은 지금 말한 게 전부다.”

―통화 내용을 녹취했나.

“녹취록은 없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법률가로서 오늘 내가 한 말에 한 자도 틀림이 없다.”

―4일 전화를 받고 이틀 뒤인 6일 기자회견을 한 이유는….

“여러 사람과 상의하고 고민했다.”

―이 내용에 대한 안 원장의 반응은….

“4일 오전에 말했을 때 ‘정말인가요’라고 말하고는 다른 말이 없었다. (정 위원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해 한 치의 의혹이 없다는 걸 내가 확인했다. 6일 오전 회견 사실을 안 원장에게 말했고 그에 대해 특별한 말은 없었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 있나.

“여러 사람과 상의해 추후에 결정하겠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금태섭#새누리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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