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한 ‘만삭 의사아내 살인’ 공방

  • 동아일보

파기 환송심 첫 공판

“이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고 의혹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피해자의 유족은 탄원서를 계속 써서 내고 있습니다. 혹시나 돌발 상황이라도 발생할까 우려되니 재판이 잘 진행되도록 많은 도움 바랍니다.”

‘만삭 의사 아내 살인사건’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고법 404호 법정. 재판장은 이례적으로 방청석을 향해 부탁을 했다. 이내 방청석 곳곳에서 유족들이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피고인인 의사(소아청소년과 수련의) 백모 씨(32)는 갈색 수의를 입고 뿔테 안경을 쓴 채 담담한 표정으로 방청석을 바라봤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쟁점별로 조목조목 설명했다. 백 씨는 지난해 1월 임신 중인 아내 박모 씨(당시 29세)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달 28일 대법원은 ‘유·무죄를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망 원인이 액사(목이 졸려 숨진 것)인지 질식사인지, 백 씨 몸에 방어흔(공격을 받을 때 방어하기 위해 가해자에게 입히는 상처)은 있지만 왜 피해자 손톱 밑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검찰이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모든 증거를 총망라해 다음 달 17일까지 입증계획서를 제출해 달라”며 “8월 3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재판을 열어 집중 심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만삭의사아내 살인#파기환송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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