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송파 상인들 “한달짜리 반짝쇼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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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상인들은 허탈 “힘 모아 강력대응”

22일 오후 법원이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의 강제 의무 휴업 등 영업을 제한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재래시장 상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 이번 주 일요일(24일)부터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이 재개되는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암사종합시장상인회 이남기 사무장(53)은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는 둘째 넷째 일요일에 맞춰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허사가 될 상황”이라고 했다. 이 사무장은 대형마트 휴무가 시작된 지난달 둘째 주 일요일부터 가수를 시장으로 초대해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대형마트의 휴무는 재래시장에 마지막 희망이었다”며 “시장 상인들을 관객으로 앉혀 놓고 한 달짜리 ‘반짝쇼’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송파구 풍납동 풍납시장상인회 승대문 회장(56)도 “대형마트 휴무가 시행된 한 달간 상인들이 매일 모여 휴무일에 손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 방안을 고민했는데 법원에서 이런 결정이 나와 허탈하다”고 말했다.

500m 반경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있는 풍납시장 상인 김광열 씨(65)는 “상인들이 기 좀 펴고 살겠다며 서로 격려했는데 한 달 만에 이렇게 되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며 “영업제한 처분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조례를 만들어 재래시장이 다시 기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인들은 힘을 결집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전국상인연합회 진병호 회장(60)은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은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 이기고 하겠지만 돈이 없는 우리는 대형마트 앞에서 시위를 하면서 상인들만의 방식으로 결속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전통시장#대형마트 강제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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