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종북-폭력의 그림자]분신한 당원 “이석기가 그렇게 부담스러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 당권파, 분신前 쓴 편지 공개

통합진보당 당권파 측은 16일 오후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님 통합의 정신으로 돌아오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갑자기 언론에 공개했다. 당 중앙위원회 결정에 반발해 14일 분신한 당권파 측 당원 박영재 씨가 분신 당일 오전 3시 9분 작성해 당권파인 안동섭 경기도당 공동위원장, 임미숙 수원시당 공동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라는 것이다. 당권파 핵심인 우위영 전 대변인은 박 씨가 손으로 쓴 편지를 다른 사람이 컴퓨터로 타이핑해 기자들에게 e메일로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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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서 자신을 ‘건설 노동자’라고 밝힌 박 씨는 이석기 당선자를 치켜세우며 중앙위 무효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유, 심 전 대표에게 “이석기 당선자가 그렇게 부담스러우냐. 국가보안법으로 실형을 살았던, 자주적 민주적 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동지(이 당선자)로 인해 색깔 공세의 흙탕물이 튈까 두려우냐”고 따졌다. 박 씨는 “민주주의는 노동자, 농민 등 제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이라며 사회주의적인 구호를 설파한 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기 바란다”고 말해 그날 오후의 분신을 암시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이 편지에 대해 ‘건설노동자 당원이 쓴 글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회주의 논리와 전문적인 운동권식 표현이 많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편지 원문이 공개되지 않아 내용이 더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유, 심 전 대표에게 보낼 편지를 왜 당권파 간부들에게 보냈는지도 의문이다.

우 전 대변인은 동아일보 기자가 이 같은 질문을 하자 문자메시지로 “(박영재 씨가 편지에 자신의) 지문 찍어 보냈어요. 유서대필 아니에요. 다른 것은 없어요”라고 답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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