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정당 사상 최악 폭력]비상식이 당권파에겐 상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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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NL계 행태
“마녀사냥 한다” 양비론으로 몰고가기
막무가내로 버티다 물리적 폭력 행사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4, 5일 전국운영위원회에 이어 12일 중앙위원회에서 잇따라 보여준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은 NL계(민족해방계열)가 운동권 시절부터 반복해온 전형적인 위기대처 방식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권파는 최근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를 맞아 △의혹 자체를 부정 △상대방의 사소한 허점을 찾아내 역공세 △쟁점의 본질 흐리기 △최후까지 버티기 △폭력행사 등의 방법을 단계적으로 사용했다.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물증을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의혹을 지적할 때는 해명 대신 강력한 부인을 거듭했다. 3월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조작과 이번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에서 모두 비슷했다. 3월 여론조사 조작 당사자인 이정희 공동대표는 당시 자신의 관련 여부에 대해 끝까지 부인으로 일관했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도 “편파 조사”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리투표의 명백한 증거인 뭉텅이 투표용지에 대해선 “풀이 다시 살아나서 붙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했다.

의혹 자체를 부정한 뒤에는 본질과 무관한 사소한 실수를 찾아내 역공세를 취했다. 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해 ‘소명기회 차단’ ‘비밀투표 침해’ 등 본질과는 관계없는 문제를 계속 지적하며 “마녀사냥식 조사”라고 물고 늘어진 것. 12일 중앙위에선 표결에서 불리하자 지난해 12월 대표단이 합의한 방법으로 선정된 국민참여당 출신 중앙위원의 자격을 꼬투리 잡아 회의를 파행으로 몰아갔다.

공방이 치열해져 사안이 복잡하게 보이면 ‘계파 갈등’이란 양비론으로 몰고 갔다. 본질을 흐리려는 전략이다. 3월 여론조사 조작사건에선 경쟁 상대였던 김희철 당시 민주당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로 치부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선 당권을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으로 포장했다.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같이 욕 먹자’는 전략인 셈이다.

여론의 비판이 정점에 이르면 ‘안면 몰수’하고 최후까지 버티기에 들어간다. 관악을 경선 때 통진당 이정희 대표 측은 당권파인 이상규 후보를 대타로 내세운 뒤 막무가내로 버티며 총선후보 등록 마감시한이 지나기만 기다렸다. 결국 민주당 김 후보는 시한에 쫓겨 탈당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전국운영위와 중앙위에선 당권파 위원과 당원들이 불필요한 의사진행 발언, 야유와 물리력 등으로 회의 진행을 막으며 무작정 버텼다.

마지막 카드는 폭력. 당권파가 동원한 참관인들은 12일 중앙위에서 단상으로 뛰어들어 대표단을 폭행하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통합진보당#통합진보당 폭력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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