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잔혹, 어디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9일 03시 00분


‘뒷담화’ 이유로… 자취방서 감금 폭행… 숨지자 암매장

시신 매장한 야산 또래 10대들에게 집단 폭행 당해 숨진 백모 양의 시신이 매장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야산 현장. 고양=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신 매장한 야산 또래 10대들에게 집단 폭행 당해 숨진 백모 양의 시신이 매장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야산 현장. 고양=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0대 청소년들이 또래 여학생을 집단 폭행해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기 고양시 일산경찰서는 18일 험담에도 미치지 못하는 ‘뒷담화’를 했다는 이유로 백모 양(17·고교 2학년 중퇴)을 때려 숨지게 한 구모 군(17)과 친누나 구모 양(18) 등 9명을 검거했다. 이 중 적극 가담한 구 군과 이모 양(17) 등 5명에 대해 폭행치사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가담 정도가 경미한 이모 군(17) 등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특수강도 등 전과 6범인 구 군 등은 5일 오후 3시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있는 이 양의 지하 자취집에서 숨진 백 양이 평소 자신들의 말에 복종하지 않고 여자친구가 있는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틀 뒤인 6일 오전 2시까지 11시간 동안 감금하고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6일 새벽 문 앞에서 잠을 자서 안으로 들어와서 자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코피를 흘리고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백 양이 숨지자 하루동안 방안에 방치했다가 백 양의 얼굴에 청테이프를 여러 겹 붙인 뒤 3단 서랍장에 백 양을 넣어 7일 오전 2시경 인적이 드문 틈을 타 집에서 직선거리로 100m가량 떨어진 행신근린공원으로 옮긴 뒤 암매장했다.

이번 사건은 피의자 중 양심의 가책을 느낀 2명이 부모와 함께 17일 오후 5시 반경 경찰에 자수를 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11시경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공원에 매장된 백 양의 시신을 확인한 뒤 18일 가담자 9명 전원을 검거했다.

경기 파주시 조리읍에 사는 백 양은 2010년과 2011년에도 가출한 적이 있어 가족이 가출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모두 10대로 남자 4명과 여자 5명으로 구 군 등 3명은 인근 2년제 실업계 대안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나머지는 고교를 자퇴했다.

고양=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0대#집단 폭행#암매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