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논쟁이 4·11총선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서울 강남을에서 ‘FTA 결전’이 펼쳐지게 됐다.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 폐기론자인 정동영 의원을 내세우자 새누리당은 18일 ‘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맞불작전으로 투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 FTA를 둘러싼 격한 설전으로 이미 1라운드를 치른 바 있다. 당시 정 의원은 김 전 본부장에게 “(외교관) 옷만 입은 이완용”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김 전 본부장은 “(정 의원이) 정부에 계실 때 제가 협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전 본부장은 18일 공천 발표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강남 유권자들이 한미 FTA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해 격렬한 선거전을 예고했다.
서울 서초갑도 관심사다. 친박근혜계인 재선의 이혜훈 의원이 탈락한 자리에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공천장을 받았다. 이곳엔 보수성향 신당인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고 민주당은 금융전문가인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를 내세웠다. 보수성향 표 분산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주목된다.
4선 중진인 정균환 전 민주당 의원과 탤런트 출신의 ‘장군의 손녀’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이 맞붙는 서울 송파병도 격전지로 꼽힌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이 서울을 싹쓸이한 18대 때에도 야당이 승리한 곳으로, 이번에는 대중 인지도가 높은 김 의원이 야당의 벽을 깰 수 있을지 관심사다.
여당의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선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의 수성(守城)이냐, 민주당 김부겸 최고위원의 생환이냐’가 관전 포인트. 김 최고위원이 내리 3선을 지낸 경기 군포를 떠나 ‘지역주의를 넘어서겠다’며 뛰어들자 새누리당은 경북고 선배이며 역시 3선인 이한구 의원으로 맞불을 놨다. 김 최고위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 의원 공천은) 무감동, 무개념, 지각 공천에 불과하다”며 “오로지 당에 대한 충성도와 특정 계파의 입맛대로 후보를 내리꽂았을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대구 중-남도 눈길이 가는 지역구다. 야당 성향의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차관이 공천을 받았다. 대구가 난공불락의 여당 텃밭이지만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남구에서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두 차례 당선된 경력이 있어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이다.
여당 텃밭인 부산의 경우 사상에선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초반 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치 신인인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민주당 문성근 최고위원과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가 맞붙은 북-강서을도 낙동강 전투의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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