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격도발 1년… 연평도를 가다]“아들 친구들, 빈자리 채우겠다며 입대… 정치권은 뭘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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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서정우 하사-문광욱 일병 부모 인터뷰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51)는 아들의 전사 1주기를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아들을 잃은 가슴 한쪽이 뻥 뚫려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컸다. 김 씨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에는 관심도 없지만 정치인들이 연평도 도발이나 천안함 사건에 대해 무책임하게 말하면 화가 치밀어 잠을 못 이룬다”며 “그들의 자식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희생돼도 같은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장병이 희생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하사의 흉상은 22일 포항 해병대 교육 훈련단에서 제막된다. 23일에는 현충원에서 추도식이, 서 하사의 모교인 단국대에서는 서 하사 추모비 제막식이 진행된다.

고 문광욱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 씨(49)도 아들의 1주기를 맞아 회사에 11월 한 달간 휴직계를 냈다. 지난 1년간 그는 매주 한두 번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혀 있는 아들과 만나왔다. 그는 “아들을 잃은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문 씨는 “아들이 전사한 이후 아들 친구, 후배 등 12명이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해병대에 입대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문 씨는 전사한 아들을 대신해 해병대에 입대한 친구,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에 포항 교육훈련단까지 직접 배웅을 하고 있다. 23일 현충원에서 열리는 문 일병 추도식에 해병대, 특전사에 입대한 문 일병의 친구, 후배 14명이 참석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문 씨는 “여야를 떠나서 부모들이 정부를 믿고 자식들을 군대에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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