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Color War… 올 가을 메이크업 ‘색계’ 따라잡기

  • Array
  • 입력 2011년 9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도도한 레드 vs 신비한 푸른색 vs 빛나는 누드

가을, 겨울 여성들의 얼굴과 손끝을 곱게 물들여 줄 트렌드 컬러로는 레드, 블루, 누드, 그린이 꼽힌다. 단순히 섹시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여성성을 드러내는 것이 이번 시즌 메이크업의 키워드다
가을, 겨울 여성들의 얼굴과 손끝을 곱게 물들여 줄 트렌드 컬러로는 레드, 블루, 누드, 그린이 꼽힌다. 단순히 섹시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여성성을 드러내는 것이 이번 시즌 메이크업의 키워드다
가을에 여자들이 더 예뻐 보이는 건 아마도 메이크업 때문일 것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바비 브라운도 이렇게 말했다. “먼지 같은 회색 톤부터 모래 느낌 텍스처까지, 가을은 정말 도전하고 싶은 컬러가 풍성한 계절”이라고….

프랑스에 본사를 둔 트렌드컨설팅업체 ‘칼린’은 올가을 뷰티 트렌드 중 하나로 ‘해방-독립정신, 콤플렉스 없이 우아한 여성’을 제안한 바 있다. 단순히 야하거나 도발적인 이미지로 섹스어필하는 게 아니라 자연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성을 표현하는 것이 이번 시즌 여성들의 얼굴을 수놓을 메가 트렌드라는 설명이다.

이번 시즌 ‘잇(it) 컬러’는 그래서 도도한 레드, 칠흑처럼 검은 푸른색, 그와 반대로 자연스럽게 빛나는 누드 톤이다. 주요 메이크업 브랜드들이 제안하는 올가을의 ‘색계(色界)’로 빠져들어 보자.




디오르
‘미드나잇 블루’의 마력



1949년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선보인 짙은 블루 시퀸 드레스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브랜드의 상징 컬러 중 하나는 한밤처럼 어두운 느낌의 파란색, ‘미드나잇 블루’가 됐다. 디오르 코스메틱은 ‘절대 컬러’인 블랙을 짙은 푸른색으로 재해석해 올가을 여성들의 눈매를 공략하고 있다. 올해 가을 겨울 시즌을 겨냥한 디오르의 패션쇼에서도 신비로운 푸른 눈매 모델들이 여심을 자극했다. ‘우울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상류층 여성의 얼굴을 상상하라’는 것이 디오르의 설명이다.

이러한 색상을 재현하기 위해 디오르 코스메틱이 제안하는 제품은 ‘디오르 블루 타이’(8만5000원)다. 회색빛이 섞인 4가지 색상의 블루 계열 아이섀도와 립글로스로 구성된 제품.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제품은 이번 시즌, 한정판매라 더욱 매력적인 ‘레이디 디오르 팔레트’(10만5000원)이다. 디오르 패션을 대표하는 ‘레이디 디오르 백’ 디자인을 아이섀도 팔레트 위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화장품 한 개 가격에 명품 백을 소장한 듯한 ‘심리적 사치’도 경험하게 해줄 듯했다.

악녀같은 붉은 입술… 쿨하다, 자신만만하다

랑콤
브라운톤 눈매에 레드 컬러로


랑콤의 ‘메종 랑콤’ 블러셔와 아이섀도 팔레트 ‘레 외야드’. 디오르의 ‘레이디 디오르 팔레트. (위로부터)
랑콤의 ‘메종 랑콤’ 블러셔와 아이섀도 팔레트 ‘레 외야드’. 디오르의 ‘레이디 디오르 팔레트. (위로부터)
랑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론 드 메이는 1940년대 후반, 요염하면서도 시크한 파리지엔에서 영감을 얻어 화려하고 대담한 여성의 이미지를 이번 시즌 메이크업 제품에 녹여냈다. 파리 포부르 생토노레 29에 있는 랑콤 메종의 주소를 그대로 활용해 ‘29 생토노레’라고 이름 붙인 이번 컬렉션은 레드와 브라운, 그레이, 블랙 컬러 등이 어우러졌다.

랑콤은 올가을 브라운 톤의 아이섀도와 레드 컬러 립스틱을 제안했다. 최근 화장품 마니아 사이에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되고 있는 ‘메종 랑콤’(6만8000원) 블러셔는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다. 에펠탑과 아르누보 스타일의 가로등이 섬세하게 새겨진 멀티 블러셔로, 골드와 로즈 컬러가 붓 위에서 조화를 이뤄 두 뺨을 파리처럼 황홀하게 밝혀줄 듯했다.

헤라
신민아처럼 시크하게


아모레퍼시픽 ‘헤라’는 올해 메이크업 테마인 ‘여인의 향기’의 가을 룩 ‘딥 센트(deep scent)’를 공개했다. 가을의 만개한 화원에서 은은히 퍼지는 향을 시각적 패턴으로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어떤 느낌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면 ‘헤라’의 새로운 뮤즈가 된 신민아를 참조하면 될 듯하다. 그에게서 영감을 얻은 음악과 스토리로 제작한 ‘헤라 뮤직필름’에서는 컬러감이 거의 없는 듯한 누드 톤 메이크업, 눈매와 입술 느낌을 통일감 있게 사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 브랜드들보다는 무난하게, 우리나라 여성 피부에 잘 맞는 핑크, 바이올렛 등의 색상으로 조합한 ‘딥 센트 아이 섀도’(4만 원)와 꽃잎의 하늘거리는 느낌과 모양을 제품에 담은 ‘딥 센트 블러셔’(4만5000원)가 추천 아이템. 입술에는 열정적인 빨간 립스틱, ‘루즈 홀릭 215호 클래식 레드’(3만 원), ‘루미너스 글로스 217번 글램 와인’(2만8000원)이나 반대로 순수한 느낌의 핑크 컬러 ‘루즈 홀릭 102호 딥핑크’(3만 원)를 추천한다.

에스티로더
현대 건축물에서 영감

에스티로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톰 페슈는 현대 건축물의 건축미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 ‘퓨어 컬러 모던 머큐리’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그는 “빌딩 유리에 비친 일출과 노을 등 자연의 아름다움이 유리에 반사돼 독특하게 재현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에스티로더는 금속처럼 반짝이는 질감과 색상의 ‘메탈릭’ 트렌드를 반영해 은은하게 반짝이는 눈매와 베이지, 핑크, 레드 등의 립스틱 컬러를 제안했다. 이 브랜드에서는 ‘퓨어 컬러 일루미네이팅 파우더젤리’(6만 7000원)에 특히 시선이 갔다. 광대뼈 부위 가장 높은 곳에 하이라이터처럼 사용하면 볼 부분이 탄력 있게 올라가 보이는 효과를 내고, 피부에 윤기를 더해주는 느낌도 준다.

에스티로더의 올가을 네일 컬러는 그린. 그린이란 의외의 컬러 조합으로 예상치 못한 악센트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성의 양면성을 표현한 슈에무라의 ‘노바 디바’ 룩.
여성의 양면성을 표현한 슈에무라의 ‘노바 디바’ 룩.
슈에무라
요부와 소녀 사이


때로는 유혹적인 요부처럼, 때로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소녀처럼 무대 아래 관객을 울고 웃게 만드는 새로운 디바, ‘노바 디바’. 슈에무라가 올가을 제안하는 여성의 모습은 잠재된 ‘노바 디바’를 일깨우는 것이다. 깊은 푸른색인 ‘미드나잇 블루’와 블랙 컬러를 결합한 ‘쿨&미스틱’, 골드와 그린을 섞은 ‘페어리&프레시’ 등 디바를 빛나게 할 아이섀도 세트를 담은 ‘프리마 팔레트’(8만9000원)는 섹시한 검은 속옷을 입은 듯 레이스 패턴으로 장식된 패키지에 담겼다. 녹색 매니큐어는 대세였던 것일까. 슈에무라 역시 ‘미스터리어스 그린’과 ‘코케티시 브라운’ 색상의 매니큐어를 선보였다. 2만5000원.

입술은 사랑스러운 악녀처럼 연출해 주는 짙은 핑크색 ‘이블 핑크’를 주목해볼 것! 국내에서는 ‘못된 핑크’로도 불리는 이 핑크색은 못됐지만 쿨한 현대의 배드걸 이미지를 제대로 살려줄 듯하다.

바비브라운
강렬하고 선명하게


메이크업 아티스트 바비 브라운은 모로코로 일주일간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마라케시의 한 시장. 짙은 색소로 가득 찬 항아리, 강황이 들어 있는 삼베 주머니, 아름답게 빛이 바랜 앤티크 러그에 감동을 받은 그는 이러한 이미지를 한데 모아 올가을 컬렉션을 구성했다. 강렬하고 선명한 색상이 특징인 이번 컬렉션은 피부에 쉽게 바르고 색상이 금세 표현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샌드 듄’ ‘핑크 실크’ ‘리치 카시미르’ ‘데저트 릴리’ ‘커피 빈’ 등의 색상을 담은 ‘리치 컬러 아이섀도’(3만5000원)가 대표 제품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