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사퇴]“박정희 서거일에 박근혜 안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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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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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10·26 보선 보수결집 기대… ‘朴 역할론’ 당내 목소리 커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시장직을 사퇴함에 따라 10·26보궐선거일까지 숨 가쁜 선거일정이 이어진다. 사퇴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되는 순간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이 시작되며 10월 6, 7일 후보자등록 신청, 1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보궐선거일이 마침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역대 보궐선거의 낮은 투표율을 감안하면 보수층을 투표장으로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승패의 키라고 보고 있다.

특히 주민투표-서울시장 보궐선거-내년 4월 총선-12월 대선으로 이어지는 대형 선거에 유권자들이 ‘선거피로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수층을 결집하지 못하면 후보 득표가 이번 주민투표 투표자 수에도 미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당의 한 기획통은 “보궐선거일이 보수층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라는 것은 ‘구전 마케팅’을 하기에 상당히 좋은 요소”라고 말했다. 32년 후 같은 날 치러지는 선거의 중심에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 있는 모양새도 주목된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에 대한 높은 지지의 상당 부분이 소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라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10·26보궐선거에서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중립 성향의 김성태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 대선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에는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성향의 당 관계자도 “당이 있고 대선후보가 있는 거지 대선후보를 위해 당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라며 “박 전 대표가 나서야 지더라도 선거 후 당내 후유증이 작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은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당 지도부가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기존 스탠스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무상급식 투표 과정에서 ‘투표 거부는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거센 데 적잖이 신경 쓰는 눈치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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