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공연예보] 코믹연극 ‘드라마만들기’, “골라 보는 재미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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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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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작품이다. 애당초 이런 식의 발상을 한 사람도 놀랍지만, 대본을 쓴 작가의 얼굴은 한번쯤 꼭 보고 싶다.
아니, 완성된 대본이란 것이 있기는 있는 걸까.

제목은 ‘드라마 만들기’. 코믹연극 No1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일단 웃기는 연극이라는 것은 알겠다.

등장인물은 남자 셋, 여자 셋.
TV 버라이어티쇼의 짝짓기 코너와 비슷한 방식으로 6명의 남녀 주인공이 차례로 관객 앞에서 간단한 프로필, 이상형 등 자신을 소개한다.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캐릭터가 슬슬 드러난다.

배우의 1차 몫은 일단 여기까지. 공은 관객에게 ‘툭’하고 던져진다.
관객은 거수투표로 두 쌍의 커플을 정해야 한다.
남자 셋, 여자 셋이니 커플이 만들어질 경우의 수는 총 9가지.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커플이 이날의 주인공이 된다.

주인공으로 선정된 두 커플은 즉각 연애에 돌입한다.
커플은 잘 어울릴 수도, 좌충우돌 우스꽝스러운 연애담을 쏟아낼 수도 있다.
관객의 눈물을 자아낼 수도 있고, 반대로 폭소를 터뜨리게 만들 수도 있다.

이제서야 눈치 채셨는가.
작품의 제목 ‘드라마 만들기’는 결국 배우와 관객이 함께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드라마가 잘 되고 못 되고에 대한 책임은 배우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일부 있다는 얘기이다.

선정되지 못 한 커플이라고 해서 물론 놀고만 있을 수는 없다.
‘루저’들끼리 사랑의 아픔을 다독이다가 끼리끼리 눈이 ‘딱’ 맞는다. 때에 따라선 오히려 주인공 커플보다 더욱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다.

김동준, 제희원, 이정훈, 김은진, 김한나, 김희라 출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소리아트홀에서 오픈런 공연 중이다.
그나저나 몹시 궁금하다.
이 작품에는 모든 커플의 경우의 수를 대비한 9개의 대본이란 것이 정말 존재할까.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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