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베팅의 세계]<2>승부조작 홍역 치른 스포츠토토의 개선 노력과 그동안의 역할,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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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차단” 스포츠토토 개혁 착수

소문으로만 돌던 프로축구의 승부조작이 검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면서 한국 스포츠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 와중에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것이 스포츠토토다.

대다수 스포츠팬은 건전한 여가 활용의 일환으로 스포츠토토를 구매한다. 스포츠토토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그런데 이번 승부조작 파문을 통해 스포츠토토의 공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 선수는 승부조작 사실을 미리 알고 스포츠토토를 구매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은 지난달 초 승부조작이 발생한 종목의 경기단체들에 스포츠토토에서 나오는 이익금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승부조작 관련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국민체육진흥법에는 스포츠토토 이익금 중 10%를 관련 종목에 분배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승부조작이 발생한 종목은 스포츠토토 발행이 중지되고 이익금 지급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스포츠토토는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스포츠토토 판매점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먼저 구매 상한액(1인 1회에 10만 원)을 초과해 판매하는 업소에 대해 계약해지제를 도입한다. 주요 토토 판매점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징후를 사전에 발견해 조치하기로 했다.

또 검찰과 경찰, 은행의 협조를 받아 매출액 급등과 같은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판매점별 발매 동향도 꾸준히 분석하기로 했다. 판매점주에 대해 인성검사를 강화하고 전과자나 조직폭력배 가담자는 판매점주 선정에서 배제한다.

2001년 첫 발매 이후 스포츠토토의 수익금은 각 스포츠 종목에 든든한 자양분이 돼 왔다. 2004년 이후 402억 원을 지원받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원금의 70% 이상을 초등학교 야구부와 리틀야구단 창단에 썼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까지 1138억 원, 한국농구연맹(KBL)은 425억 원, 한국배구연맹(KOVO)은 39억 원을 지원받았다.

비인기 종목 역시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금까지 토토 수익금 가운데 589억 원을 지원받아 비인기 종목 육성과 꿈나무 발굴 등에 사용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연간 2억2000만∼2억7000만 원의 경기력 향상비를 지원받아 ‘제2의 김연아’를 발굴하고 있다.

또 영암 F1코리아 그랑프리,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등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역시 토토 이익금을 지원받게 된다. 스포츠토토와 한국 스포츠는 불가분의 관계다. 스포츠토토의 공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관중 늘고 소액 베팅문화 정착 ▼

국내에 등장한 지 10년이 지난 스포츠토토는 스포츠 레저 문화 전반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 출연을 통해 생활체육 인프라의 확대 기여는 물론 경기 관람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토토를 통해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뚜렷하게 증가했다. 주중 경기를 대상으로 처음 발매됐던 2004∼2005시즌 프로농구는 사상 첫 정규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스포츠토토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농구 토토 대상 경기의 경우 평균 관중이 다른 경기보다 13.5%가량 많았다. 프로야구도 2004년 야구 토토 대상 경기에서 제외됐던 104경기의 평균 관중은 1264명에 불과했다. 반면 대상 경기의 평균 관중은 4114명으로 3배 이상 많았다.

프로배구, 여자프로농구도 토토 발매와 함께 관중이 늘어났다. 프로배구는 배구 토토를 발행하기 시작한 2006∼2007시즌 관중 수가 전년도 시즌에 비해 50% 이상 늘어났다. 2006년 대상 경기에 포함된 여자프로농구도 처음 발매된 2006년 5월 1회차 대상 경기에 4만3917건이 베팅됐다. 2007년엔 회당 9만3956건, 2008년 이후로는 회당 평균 10만 건 이상의 베팅을 기록하며 여자프로농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한편 소액 베팅 문화도 정착됐다. 특히 노년층은 치매도 예방하고 스포츠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여가활용 수단으로 토토게임을 즐기고 있다. 20, 30대 젊은층은 구매한도가 정해진 온라인을 통해서 스포츠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 수단으로 스포츠토토를 활용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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