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제 마늘밭 은닉 도박수익금은 110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1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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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이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돈을 전북 김제의 마늘밭에 묻어뒀던 이 모 씨(53.무직)가 숨긴 자금은 총 110억7800만원으로 확인됐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이씨의 마늘밭 주변을 수색해 불법 은닉자금 86억6000만원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씨는 당초 27억원을 숨겼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10일 오후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밭을 수색한 결과 86억6000만원을 추가로 발견했다.

8~9일 발견된 돈까지 포함하면 모두 110억7800만원이 경찰이 밝혀낸 불법 도박 수익금이다.

추가로 발견된 돈은 5만원권 묶음으로 플라스틱통 등에 24개로 나눠져 밭 가장자리에 묻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처남 이 모 씨(48, 44) 형제가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돈 27억원을 받아 이 가운데 24억원을 자기 소유의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1000㎡ 규모의 마늘밭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이 땅은 지난해 5월 큰 처남에게 돈을 받아 구입했다.

이 씨는 중국에 서버를 두고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던 큰 처남으로부터 2010년 6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이 돈을 넘겨받았다.

큰 처남은 이후 종적을 감춰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다. 도박 개장 혐의로 구속된 작은 처남은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며 다음 달 출소할 예정이다.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ㆍ운영한 혐의로 구속 또는 수배 중인 처남 형제는 17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이 가운데 110억원가량을 매형 이씨에게 맡긴 것이다.

이 돈을 5만원권으로 바꿔 밭에 묻은 이씨는 최근 2억8천000여만원을 캐내 개인용도로 쓰고,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기로 했다.

올해 초 이 밭에서 작업했던 굴착기 기사 안 모 씨(52)가 돈을 가져간 것처럼 꾸미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안 씨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최근 땅에 묻어둔 17억원 중 7억원이 없어졌다. 작업 중 보지 못했느냐"고 이씨가 채근하자, 억울함을 느낀 안 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신고 접수 후 곧바로 밭 주변을 수색해 비닐로 싸인 통에서 3억원을 발견했다.

경찰은 갑작스런 거액 발견 후 진술이 석연치 않은 이씨와 이 씨 가족들을 추궁해 9일 새벽 이씨 아들(25)의 렌터카에서 10억원을, 아파트 금고에서 1억1500만원을 추가로 찾아냈다. 또 밭에서 플라스틱통 2개에 담긴 10억원을 발견했다.

경찰은 10일 이씨를 범죄수익은닉 규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은 돈을 압수해 국고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샅샅이 수색해 이씨의 밭에 더 이상 묻혀 있는 돈은 없다. 캐낸 돈을 검수하는 한편 수감 중인 처남 등을 상대로 숨긴 자금 규모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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