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초심으로 인생 2막 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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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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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로 가는 길’로 12년만에 연극무대 선 서인석 씨

김수민 인턴기자
건국대 현대미술학과 4학년
김수민 인턴기자 건국대 현대미술학과 4학년
배우 서인석 씨(60·사진)가 12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다. 6일 개막하는 ‘메카로 가는 길’(송선호 연출)을 통해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극화해온 아톨 푸가드가 1984년 발표한 희곡을 무대화한 번역극이다. 푸가드는 서 씨의 연기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순간을 환기시키는 극작가였다. 1978년 초연무대에서 서 씨와 이승호 씨가 출연한 뒤 200회 최장기공연의 신화를 연 ‘아일랜드’도, 그 이듬해 전무송 씨와 공연한 ‘핏줄기’도 푸가드가 원작자다.

“‘아일랜드’에 출연할 때는 정말 헝그리 정신에 불탔죠. 2년 전 이미 탤런트로 데뷔했지만 머리를 빡빡 밀고 흑인 분장을 위해 매일 먹물을 온몸에 뒤집어써 일상에선 거지 취급을 받을 정도였어요. ‘핏줄기’에서도 백인 형 역은 전무송 선배가 맡았고 전 흑인 동생 역이라 또 고역을 치렀죠.”

1973년부터 극단 실험극장에서 연기력을 갈고닦은 서 씨는 이후 주로 TV에서 활약하며 연기 인생의 고비마다 연극무대를 찾았다. ‘빛과 그림자’ ‘TV손자병법’으로 인기를 얻은 그는 1998년 연극 ‘나도 출세할 수 있다’ 출연을 전후해 ‘삼국기’ ‘태조 왕건’ ‘무인시대’ 등 사극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배우로서 또 인간으로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출연제의가 들어왔고 또 푸가드의 작품이어서 반가웠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일부러 경기 용인 수지의 집에서 대학로 연습장까지 버스와 지하철로 통근하며 두 달간 연습에만 몰입했습니다.”

푸가드의 작품이지만 ‘메카로 가는 길’은 정치극도 아니고 2인극도 아니다. 촌부들의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려는 괴짜 노파 헬렌(예수정)를 중심으로, 도시에서 온 그의 젊은 대변자 엘사(원영애)와 전통과 상식을 지키려는 목사 마리우스(서인석)의 대립을 통해 ‘신이 없어도 구원은 가능한가’라는 인간 본질의 주제를 다룬 연극이다.

“올해 말 실험극장 50주년 기념공연 한 편에 출연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리어왕’이나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인생의 깊이가 묻어나는 배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습니다.”

3만∼5만 원.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02-3272-2334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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