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휴대전화 호조땐 ‘150조-20조 클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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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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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5조 사상최대

주력품 교체기에 ‘서프라이즈’
“하반기 저성장 가능성 대비”
사장단회의서 경계론도 나와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2분기(4∼6월) 잠정 실적에 따라 올 상반기(1∼6월) 예상 실적은 매출 71조6400억 원, 영업이익 9조41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을 올려 ‘100조-10조 클럽’에 가입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더욱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고지에 오른 셈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2분기보다는 3분기(7∼9월)의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0조 원과 2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의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원가절감이 진행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러한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오히려 ‘선방’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반도체와 LCD의 실적은 좋을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했지만 휴대전화와 TV 모두 주력 제품이 교체되는 시기여서 2분기에 5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는 요즘 잘 팔리고 있는 갤럭시S가 6월이 돼서야 출시됐고 TV는 3차원(3D) TV로 주력제품이 바뀌는 시기가 2분기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제품의 세대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더욱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 3분기가 사상 최대 실적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발목을 잡을 수 있고 반도체 경기도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송종호 팀장은 “내년 이후 삼성전자의 성장은 반도체 경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며 “반도체의 시장 변동성이 줄고 있지만 가격이 많이 내리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하반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실적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의 실적 전망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 사장단회의에선 올 하반기 경기 둔화에 따른 경계론이 제기됐다.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현 경제상황 진단과 하반기 경제전망’을 주제로 브리핑에 나선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연초 발표한 4.3%보다 높은 5.1%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올 하반기는 당초 기대치보다 낮은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올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3.5%로 오르고 같은 기간 무역수지 흑자는 131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정 소장은 하반기 경기둔화를 예상하는 원인으로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금융긴축 △글로벌 금융위기 재연 우려 △미국 소비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을 들었다. 올 하반기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세가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5% 안팎의 고성장이나 0% 안팎의 더블딥 예상보다는 2∼3%대의 저성장이 지속될 우려가 높아 삼성그룹이 2∼3%대 저성장 시대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날 사장단회의에선 “올 하반기 저성장 가능성에 대비한 각 계열사의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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