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우리 라이벌은 우리 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4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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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 리오넬 메시 등 간판스타들은 1일 남아공에 입성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적이 없다. 수비수 또는 후보 선수들이 대신 등장해 김빠진 기자회견이 되곤 했다.

하지만 13일 남아공 프리토리아대학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달랐다. 메시가 보이자 300여명의 취재진은 술렁거렸다. 이어 곤살로 이과인이 나타나자 탄성을 지르는 기자들도 있었다. 두 선수는 이런 반응이 싫지 않다는 듯 자리에 앉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르헨티나는 기자회견 직전 15분간 공개된 훈련에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한 후보 선수들의 훈련만 보여줬다. 후보 선수들은 아르헨티나에서 데려온 청소년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했다. 실망감을 안고 간 기자회견장에 기대도 하지 않았던 두 선수의 출현은 수많은 취재진에게 선물과도 같았다.

취재진 사이에는 질문 경쟁이 벌어졌다. 한 기자가 질문을 한 뒤 또 질문을 하자 다른 취재진이 비난을 하며 질문을 막기도 했다. 스페인어로 10여분 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영어 기자회견이 1분간 열렸다.

한국 취재진이 '한국과 그리스 경기를 봤나. 봤다면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메시와 이과인은 서로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이과인은 "우리 경기에 앞서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열려서 경기 전체를 볼 수 없었다. 솔직히 한국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도 "우리 경기에 집중하느라 몇 분밖에 보지 못했다. 한국은 공수 전환의 속도가 빠르고 강한 팀 같다"고 밝혔다.

'B조에서 최대 라이벌이 한국인가'라는 아르헨티나 취재진의 질문에 메시는 "우리의 라이벌은 오직 우리뿐이다. 우리 스스로만 잘 지키면 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메시는 최근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동료인 다니 아우베스(브라질)가 '대표팀에서 메시가 어려운 것은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팀의 실력 차이 때문이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대표팀 동료들은 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나 말고도 골을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는 많다. 오히려 내가 동료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토리아=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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