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38세 ‘고령돌’ 키무타쿠의 인기 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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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0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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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녀시대' 윤아가 한 방송에 출연해 "내 이상형은 키무라 타쿠야"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 말을 옆에서 들은 또 다른 멤버 효연도 "키무라 타쿠야는 내 남자"라고 말해 두 사람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방송이 나간 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키무라 타쿠야가 상위권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38세의 나이로 불혹을 바라보고 있지만 국경을 초월해 자신보다 한참 어린 한국의 걸그룹 멤버를 사로잡을 정도로 각광받는 톱스타이다.

▶ 데뷔 22년차 '고령돌' 키무라 타쿠야


키무라 타쿠야는 1987년 15세 때 '스케이트보이즈'라는 12인조 아이돌 댄스 그룹으로 연예계에 발을 내딛었다. 1988년 이 그룹 멤버였던 나카이 마사히로, 쿠사나기 츠요시 등 다른 멤버 5명과 SMAP을 결성하면서 공식 데뷔했다.

이후 배우, 모델 등 솔로 활동과 SMAP 멤버로서 가수 활동을 병행하며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데뷔 초부터 잘 생긴 외모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그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고 일본 여성들의 연인으로 부상했다.

키무라 타쿠야는 1996년 드라마 '롱 버케이션'을 시작으로 출연작마다 대박을 냈다. 'HERO'(2001년), '뷰티풀 라이프'(2000년), '러브 제네레이션'(1997년) 등 그가 주연한 작품은 역대 일본 드라마 시청률 1~5위를 휩쓸고 있다. 20위권 내에 키무라 타쿠야를 내세운 드라마는 9개에 이른다.

현재 출연 중인 후지TV '달의 연인~Moon Lovers~'도 지난달 10일 첫 방송 시청률이 22.4%를 기록하며 주간 드라마 시청률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청률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그의 인기는 여전하다.

15년 이상 정상을 유지해온 키무라 타쿠야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2000년 두 살 연상의 선배 가수 쿠도 시즈카와 결혼했을 때다. 두 사람은 쿠도 시즈카가 키무라 타쿠야의 아이를 임신해 속도위반 결혼을 했다. 이를 계기로 키무라 타쿠야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 장수비결은 스타성과 친근성의 배합

하지만 결혼은 그의 인기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키무라 타쿠야는 책임감 있는 남편이자 아버지라는 인상을 주면서 오히려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반면 쿠도 시즈카는 '키무라 타쿠야를 꾀어낸 마녀'로 불리며 그의 팬들로부터 미움을 샀다.

'고령돌' 키무라 타쿠야가 38세의 나이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돌로 각광받는 비결은 스타성과 친근함의 적절한 배합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한국에서 이효리가 추구하는 인기 전략과 비슷하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장을 한 키무라 타쿠야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장을 한 키무라 타쿠야


지난해 이효리는 '무대 위 이효리'와 '패떴 이효리'의 서로 다른 이미지를 내세워 가요계와 예능계를 두루 섭렵했다. 가수 이효리는 섹시한 여성이자 패셔니스타로서 매력을 뽐냈고 '패떴'의 이효리는 자다 막 일어나 침을 닦는 등 꾸미지 않은 모습과 생얼을 과감히 드러내며 친근함을 강조했다.

키무라 타쿠야는 드라마, 영화, 광고와 SMAP의 공연에선 여성 팬들의 괴성을 이끌어내며 멋진 모습을 과시한다. 하지만 SMAPXSMAP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키무라 타쿠야는 여장을 하거나 우스꽝스런 연기를 하는 등 망가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톱스타로서의 신비함과 재미있는 이웃집 청년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적인 부분은 철저히 숨기고 신비주의만 내세워 갈수록 식상해지는 다른 스타들과 달리 그가 다양한 연령대의 팬을 사로잡으며 아이돌로 장수하게 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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