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드마크 130m… “운전사, 핸들 잘못조작 인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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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관광버스 추락사고 합동조사단 현장검증

“변속기 작동안돼 당황”
급제동 못한채 흔들려
운전사 사법처리 방침


경북 경주 관광버스 추락 사고를 수사 중인 경주경찰서는 17일 버스운전사 권모 씨(56)의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난 사실을 확인하고 권 씨를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권 씨가 1차 경찰 조사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과정에서 변속기를 저속으로 변환하다 작동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당황해 핸들 조작을 잘못해 추락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 중인 권 씨가 완치되는 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청 사고분석팀과 경주경찰서, 도로교통안전공단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이날 오전부터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조사단은 도로에 생긴 130여 m의 타이어 자국(스키드마크)으로 미뤄 관광버스가 급제동을 하지 못한 채 중심을 잃고 크게 흔들린 것으로 추정했다. 또 사고 버스를 경주시내 정비공장으로 견인한 뒤 차체 결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정밀감식 결과는 2, 3일 후에 나올 예정이다.

유오재 경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운전자 과실 및 차량 결함 여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경찰과 도로교통안전공단이 조사를 벌인 결과를 기초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권 씨는 1991년 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운전자 정밀적성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000년대 초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사면돼 2002년 9월 새로 면허를 취득했다. 이날 오후 11시 30분 현재 사망자는 최영원 씨(73) 등 17명, 부상자는 이시우 씨(71) 등 14명이다.

한편 경주시는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경주실내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식사와 음료를 제공했다. 이달곤 행정자치부 장관도 이날 오후 경주 동국대병원 등을 찾아 유족 등을 위로했다.

경주=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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