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세입자 방 가스 7년간 훔쳐 쓴 집주인 덜미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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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못내 이사가려던 노점상 “형님처럼 모셨는데…”

세입자의 도시가스 배관에 구멍을 뚫어 7년 넘게 가스를 훔쳐 쓴 집주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002년 3월 강서구 방화동 다세대주택 지하 1층에 세를 든 노점상 하모 씨(53)의 도시가스를 당시부터 최근까지 훔쳐 쓴 혐의(절도)로 집주인 박모 씨(60)를 18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가 7년 6개월 동안 훔친 도시가스는 450만 원어치에 달한다. 조사 결과 건축 설비업자인 박 씨는 하 씨의 도시가스 배관에 구멍을 뚫고 자신의 방까지 파이프를 연결한 뒤 판자로 덮어 가스 절도 사실을 숨긴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의 범행은 하 씨가 이사를 하려고 집 주변을 정리하던 중 수상한 파이프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발각됐다. 하 씨는 장사가 안돼 월세를 내지 못하고 보증금 500만 원마저 다달이 월세 대신 제하다 바닥나 가족과 함께 쫓겨날 처지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하 씨가 “7년 넘게 알고 지내며 집주인을 형님이라 불렀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고 있는지 몰랐다”며 서운해했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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