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우인순/지하철 성추행 주변선 구경만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7분


얼마 전 회사 일로 시내에 나와서 전철을 탔는데 옆자리의 남자가 계속해서 몸을 밀착해왔다. 다른 자리도 얼마든지 많고 비어 있는데 유독 내 옆에 앉아서 그런 행동을 했다. 참다못해 옆으로 비켜 앉았는데 10분 후쯤 슬그머니 내 옆으로 더 다가와 몸을 갖다 붙였다. 결국 용기를 내어 좀 비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오히려 “이 여자가 어따 대고 큰소리야?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싸가지 없이…”라며 버럭 소리를 쳤다.

그냥 물러서면 나만 바보가 될 것 같아서 “아저씨, 지금도 가까이 붙어 있잖아요. 지금 경찰 부를까요?”라고 따지며 강하게 나갔다. 그랬더니 이 남자가 주춤주춤 일어나면서 노려보고는 삿대질까지 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더욱 속상한 점은 이런 상황을 뻔히 보면서도 누구 한 사람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힐끗힐끗 보면서 소곤거리거나 심지어 웃기까지 했다. 상황을 뻔히 보고 알면서 그냥 구경만 하는 세태가 너무나 씁쓸하다.

우인순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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