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함성 가득했던 맨유의 개막전

  • 입력 2009년 8월 18일 08시 36분


16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09-2010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개막전.

맨체스터 시내는 이른 아침부터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했다. 올드 트래포드로 가는 대중버스는 맨유 팬들로 가득 차 전세버스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

맨유 팬들의 표정은 흥분되면서도 긴장 돼 보였다. 이유를 묻자 “맨유가 역사적으로 초반에 부진했기 때문이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맨유는 이날 챔피언십(2부 리그) 승격 팀 버밍엄 시티를 상대로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1-0 진땀 승을 거뒀다.

경기에 앞서 맨유 팬들은 윙어 경쟁에 대해 대부분 “박지성-발렌시아 라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간혹 “박지성과 나니가 괜찮다”는 답도 있었다. 그러나 이 날 선발은 팬들의 예상을 벗어난 나니-발렌시아였고, 기대를 모았던 박지성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7만5000여명이 입장한 올드 트래포드는 예상대로 붉은 물결로 가득했지만 버밍엄 팬들의 열정과 투지도 만만치 않았다. 한 쪽 구석에 자리 잡은 푸른 유니폼의 버밍엄 팬들은 맨유 팬들에 뒤지지 않는 함성과 응원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버밍엄의 코칭스태프도 경기 내내 사이드라인까지 나와 맨유가 실책할 때마다 박수를 치는 등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전반 34분, 루니의 선제 결승골이 터졌을 때도 버밍엄 팬들의 기는 결코 사그러들지 않았다.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초점은 영원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그가 오프사이드 선언 후 드리블을 해 골망을 흔들자 프레스 석에서는 다소 어이없다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팬들은 그를 격려하듯 큰 박수를 보냈다. 종료 직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불발시켰을 때도 야유보다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오언도 이런 팬들의 기대를 잘 아는 듯 경기 뒤 팬들에게 직접 다가와 사인을 해주는 등 서비스에 열심이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가능한 일. 극성맞은 팬들의 격려가 야유로 바뀌기 전에 오언은 명성에 걸 맞는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오언의 과제이자 맨유 팬들의 바람이다.

맨체스터|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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