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美주택-국내 산업생산지표 주목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외국인 매수세 당분간 이어질듯

금융감독원이 지난주 국가별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3월 이후 영미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에는 주로 유럽계 자금과 조세회피지역에 있는 헤지펀드 자금이 매수 전략을 펼쳤고 4월에는 미국계 자금이 46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아시아계 자금은 매매 규모를 줄인 가운데 대체로 차익실현 전략을 구사했다.

국내 증시에 영미계 자금이 다시 들어온 이유는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해외 뮤추얼펀드에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과거 글로벌 경기 회복기마다 한국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는 학습효과도 외국인의 시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외국인의 매매 성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더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의 주체로 등장한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종목을 다음 주에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주 발표한 공매도 제한 해제 조치도 중요하다. 6월 1일부터 금융업을 제외한 상장사에 대해 차입 공매도가 재개될 예정이다. 공매도 제한 조치를 해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시장이 안정국면에 들어섰다는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이었다면 수급안정 차원에서 규제를 풀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대다수 해외시장에서 공매도 제한조치가 풀렸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길게 본다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규제완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번 해제에도 불구하고 차입 없는 공매도(Naked Short Selling)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금지됐고 비금융주에 대한 차입 공매도만 허용됐다. 따라서 대다수 외국인의 공매도 접근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업종 내 선발주자는 매수하고 후발주자는 매도하는 전략이나, 기업 가치와 비교해 저평가된 종목은 매수하고 고평가된 종목은 매도하면서 차익을 거두는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에서 걱정하듯이 공매도 허용이 지난해 하반기처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연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다만 상황에 따라 업종 내 주가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종목 선정의 잣대를 더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는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와 국내 산업생산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 지표에서 개선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시장은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반대로 실망스러운 지표가 발표된다면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꼴로 주가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3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4월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판매가 연이어 발표된다. 주택가격의 본격적인 회복을 거론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주택거래는 2개월 연속 살아나고 있어 4월 거래동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산업 활동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어 생산 회복과 재고 감소 수준을 살펴봐야 한다. 바닥에서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는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오 현 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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