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믿을 만한 투자처 찾아라”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주식도 부동산도 ‘확실한 물건’에 올인

손실 난 펀드는 환매

수익 낮은 상가도 정리

강남 상가 투자 발길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언제 끝날 것이며 경기는 언제 회복할 것인지 어느 누구도 정답을 말해줄 수 없는 불확실한 시기에 자산가들은 그나마 좀 더 안정적이고 확실한 수익을 안겨줄 투자 대상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예견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증시 격언을 뒷받침하듯 완전한 금융위기의 해소와 글로벌 경기침체의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많은 자산가들은 조금씩 주식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펀드 환매도 일부 이뤄지는 동시에 신규로 펀드에 투자하거나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도 최대한 안테나를 가동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많은 금융회사들이 증시 전망이나 부동산 전망 세미나를 자주 개최한다. 부자들은 이러한 세미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으며 1 대 1 전문상담을 받거나 직접 발로 뛰면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다. 정부가 내놓는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점검하면서 기대도 갖는다. 최근에는 서울 도심의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가 발표되면서 서울의 부동산시장은 많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도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벌써부터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타는 것 같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부자들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부자들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숨쉬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부자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고려해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투자에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항상 한 발짝 먼저 움직이는 부자들도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본인의 선택이 맞을지 심사숙고하고 있다.

최근엔 증시 회복을 기다리다 지친 한 고객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손실 난 펀드를 모두 환매하고 수익성이 떨어진 소규모 상가들을 모두 정리한 것이다. 그 고객은 이렇게 만든 자금으로 확실한 상가 한 곳을 매입해 집중 투자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믿을 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요즘 상황에서 부자들의 새로운 투자행태로 보인다. 신뢰할 만한 증시 회복을 기다리다 지친 자산가들이 요즘 들어 수익성이 확실한 상가와 아파트를 찾으면서 강남의 입지 좋은 상가와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금융자산을 대하는 태도도 부동산과 비슷하다. 금융자산을 맡겼던 거래 금융회사에 대한 실망감이 쌓이면서 더 신뢰할 수 있는 전담 금융자산관리사를 찾는 사례가 느는 추세다. 지난해 투자 수익에 실망해 스트레스를 받은 부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 욕구를 충족시켜줄 전문 자산관리사를 찾는 것이다. 최근에 많은 금융회사들은 고객들에게 다른 금융회사 거래분을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거래에 대해 포트폴리오 리뷰를 제안하고 있다. 한 고객은 거래하는 모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거래 금융회사를 옮기는 것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 고객은 고민 상담과 함께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다시 짤 것인지 상담을 요청했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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