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정일 세습독재 3期, 북녘동포들의 피눈물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른바 3기 체제가 어제 시작됐다. 그를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한 최고인민회의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독재를 정당화하는 거수기에 불과하다. 짧게는 1994년부터 시작된 김 위원장의 1인 독재, 길게는 1945년부터 시작된 김일성 부자의 세습독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장기 독재의 굴레에서 신음하는 2400만 북녘 동포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다.

북한은 김일성 부자 치하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해마다 국제사회에 손을 내밀어 간신히 고비를 넘기고 있다. 1990년대엔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 국가라는 불명예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 끊이지 않는 탈북행렬은 오늘날 북녘 동포들이 겪는 참상을 알리는 고발장이나 다름없다. 북한 집권세력은 주민 먹여 살리기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막대한 자금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퍼붓고 있다. 그러곤 김 위원장 덕분에 강성대국의 문턱에 도달했다고 헛소리를 늘어놓는다. 민주국가라면 지탱이 불가능한 집단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할 김 위원장은 실정(失政)을 반성하지 않은 채 거짓말과 허장성세로 3기를 시작했다. 8일 평양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군중이 동원돼 ‘광명성 2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군중대회가 열렸다. 억압과 공포로 주민을 동원한 집단 최면극이다. 국제사회가 첨단기술로 실패를 확인했는데도 ‘인공지구위성이 지구를 돌고 있다’고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언제까지 주민의 눈과 귀를 막고 거짓말로 세뇌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계속할 것인가. 남쪽의 형제들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을 이룩했는데 북녘 동포들은 지옥과 같은 삶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올해 67세인 김 위원장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생물학적 한계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뇌질환에 따른 건강 이상은 화장과 사진 조작으로도 감출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초조감 때문인지 무리를 거듭하고 있으나 북한 주민이 꼭두각시 기구의 결의를 영원히 떠받들 것으로 기대할 순 없다. 그는 핵과 미사일로 독재체제를 지속할 수 있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무수히 가졌던 소련이 무너져 내린 사실에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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