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승우]한국판 科技뉴딜정책 본격 추진을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1월 13일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미래기획위원회를 합동 개최해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과 함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신성장동력 추진 전략은 5∼10년 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견인차가 되겠지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을 확보해 20∼30년 후 한국을 먹여 살리고 국가의 품격을 높일 미래지향적 사업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3대 공약 중 하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태스크포스(TF)팀이 구성되었고, 정부 출범 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팀이 설치되었다. 최근에는 추진팀이 추진지원단으로 확대돼 2008년 한 해 동안 인수위 안을 검토하고 기획하는 데 공을 들였고 토론회, 공청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과학기술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기본 개념은 기초과학을 토대로 원천기술과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창조적 지식 기반 환경을 만들자는 것. 즉 세계적 수준의 두뇌와 연구시설을 갖추고 문화예술 환경을 아울러 폭발적 응집력을 가진 창조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미래지식기반사회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남의 뒤를 쫓아가는 방식으로는 남을 뛰어넘기 어렵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한민국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과학강국 실현 전략이다.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그리고 미래지향적 다문화 국제도시 건설을 연계한 전 세계에 유례없는 독창적 계획이다. 세계적인 기초과학전문연구원을 설립하여 석학과 인재가 모이게 하고, 그들과 함께 우리의 젊은이들이 연구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는 꿈을 이루게 하는 곳이다. 그곳에는 세계적인 첨단 대형 연구시설을 설치해 선진국의 학자들도 연구하러 오고 싶은 곳이 되게 해야 한다. 그곳은 연구하고 싶고, 사업하고 싶고, 가보고 싶고, 살아 보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한다. 기초과학의 혁신적 발전을 통해 얻어지는 새로운 지식과 원천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현 정부는 녹색성장을 국정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녹색성장을 실현할 힘은 기초과학과 융합과학기술에서 나올 것이다. 따라서 과학기술적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녹색성장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며, 이를 위해 기초과학 발전과 원천기술 확보는 국가적 과제다. 과학기술계에서도 국가 간의 소리 없는 전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각국은 저마다 최고의 연구시설과 최고의 두뇌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경쟁력 강화법, 유럽의 기술 플랫폼, 일본의 혁신적 기술전략, 중국의 111공정 등 각국은 저마다 도전적이고 획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현 정부가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주요 추진정책으로 결정한 것은 시대적인 요구와 비전을 제대로 읽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국가 성장의 인프라를 강화할 튼튼한 골격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라는 한국판 과학기술 뉴딜정책이다.

정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종합계획을 세우며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데 2008년을 보냈다. 2009년에는 추진 주체를 구성해 이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원년,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모델의 꿈을 심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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