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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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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50명이 50명씩 3교대로 하루 24시간 경비하는 상황에서, 그것도 대낮에 수배자들을 놓쳤다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경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총파업을 주도해 수배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조계사에 잠입할 때와 이달 24일 김광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이 조계사에서 달아날 때도 몰랐다.
국민이 이런 경찰을 믿고 안심할 수 있을까. 수배자들이 경찰의 검문 대상에서 빠진 조계사 업무용 차량을 이용해 달아났을지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이라면 조계사 측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도망간 수배자들은 대책회의에 남긴 메시지에서 “어떤 권력도,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검찰과 경찰도 좋은 사회를 위한 자유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저항행위”라고 주장했다. 독재정권 시절도 아니고 민주국가에서 정당한 법집행을 하는 검찰과 경찰을 권력의 앞잡이로 몰다니, 억지요 궤변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양심수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미국 쇠고기=광우병’이란 거짓말과 선동으로 세상을 뒤엎어 보려고 불법시위를 주도한 범법자들일 뿐이다.
수배자들은 대책회의가 간판만 바꿔 단 ‘민생민주국민회의’의 내주 말 촛불집회에 나타나겠다고 예고했다. 이 위원장은 민노총에 보낸 편지에서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노동자대회 준비를 위해 전국을 누비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이토록 오만 방자할까. 이들이 다시 불법시위 현장을 활개치고 다니면 이 정부의 법치(法治)는 무너지는 것이며 그 큰 책임은 경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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