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아소 총재는 자민당 정조회장이던 2003년 “창씨개명은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뤄졌다”는 궤변을 서슴지 않았다. 외상이던 2005년엔 “신사참배를 비판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므로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말도 했다. 난징 대학살을 부인해 중국 국민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그를 보면서 이 지역의 많은 나라가 과거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본 내 극우세력에 영합하는 발언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아소 총재 앞에는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만 해도 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일 3개국이 머리를 맞대야 할 판이다. 동북아 사정에 밝은 다나카 아키히코 도쿄대 교수도 최근 한 언론 기고문에서 “3국 정상이 우호적, 건설적으로 국제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정성 해소도 발등의 불이다. 북핵 협상은 진전이 없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까지 겹쳤다. 북한의 급변사태와 이로 인한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처하려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미국과 함께 6자회담 틀 안에서 ‘김정일 이후’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급선무다. 아소 총재처럼 실익(實益)도 없이 상대의 자존심에 상처만 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소 총재는 아시아인(人)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한국에는 진정한 선린(善隣)으로, 중국에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새롭게 다가가야 한다.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아시아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소 총재가 국수주의(國粹主義)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 더 넓은 아시아, 더 넓은 세계를 응시하기 바란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