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기분에 치우치다

  • 입력 2008년 9월 22일 02시 56분


전보에서 흑 65 때 백 66이 완착이라 했다. 백 66으론 참고도 백 1로 하변을 정리하는 것이 간명했다. 흑 2로 백 한 점이 잡히는 건 아쉽지만 백 3으로 상변 흑 진에 뛰어든다면 그동안의 우세는 유지할 수 있었다.

흑 67를 당하자 백 68, 70으로 좌변에서 쌈지를 뜰 수밖에 없다. 이영구 7단은 흑 67을 바탕으로, 노리던 수를 감행한다. 흑 71로 몰고 나오는 수다. 하변 흑 넉 점이 살아가면 하변 백의 생사가 모호해진다. 게다가 중앙 흑의 두터움 때문에 72, 74로 나간 백 돌도 운신하기 어렵다.

그러나 갑자기 바둑이 풀린 탓에 이 7단의 마음도 풀린 것일까. 흑 75로 기분 좋게 밀어간 것이 기분에 치우친 수.

백 76으로 붙이는 수로 하변 백이 깔끔하게 살자 흑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다. 흑 75로는 ‘가’에 둬 백 76을 방지했어야 했다. 백이 75의 곳에 둔다 해도 ‘나’로 뛰면 그만이다. 이러면 백은 하변 대마를 살리기 위해 꽤 고생했을 것이다.

흑 83으로 백 석 점을 제압했지만 실속이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