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속도에 취하다

  • 입력 2008년 9월 10일 02시 56분


속도를 내면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처럼 취약 부분을 어떻게 응급 처치하느냐가 관건이다. 부실공사가 되면 나중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백 102 때도 박영훈 9단의 속도감 높은 행마가 발휘된다. 흑 103, 105로 처리하자 ‘가’의 약점이 해결된다. 선수를 잡은 흑은 계속 선수 행진을 벌이며 판을 정리한다.

흑 111 때 백이 113의 곳으로 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흑 ‘나’까지 진출하는 수가 성립한다. 이러면 백이 공들였던 중앙 집이 줄어든다.

박정상 9단은 백 112로 중앙부터 지킨다. 박영훈 9단은 기분 좋게 흑 113으로 젖힌다.

그러나 그 기분에 취한 탓일까. 박영훈 9단은 흑 115로 과속을 하고 만다. 약점을 돌보지 않고 속도만 낸 것이다.

박정상 9단은 백 116으로 흑의 과속에 제동을 건다. 흑 115로는 참고도 흑 1, 3으로 선수한 뒤 흑 5로 막아야 했다. 흑 7까지 박빙의 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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