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질펀한 향응 국감, 어느 시대 국회의원들인가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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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이 22일 대전지역 7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 때 피감기관들로부터 술집에서 향응 접대를 받았고 일부 의원은 성 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과연 어느 시대 국회의원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라진 줄 알았던 구태, 향응 국감으로 17대 국회는 두고두고 그 오명(汚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이들 의원이 단란주점에서 접대부까지 불러 놓고 벌인 술판에만 수백만 원이 들었다. 특히 이들 중 2명은 세칭 ‘2차’를 위해 접대부들과 함께 모텔까지 갔다고 한다. 선량(選良)으로서의 한 점 양심도, 윤리의식도 없는 사람들이다. 전원 실정법 위반으로 처벌돼야 마땅하다. 이들 의원은 심지어 기자와 피감기관 직원들이 오지 않는 후미진 곳에 있는 술집을 물색해 달라고 피감기관에 부탁했다니, 파렴치의 극치다.

의원들은 국감 때 들어가는 식비와 숙박비 등 각종 비용을 국회에서 지급 받는다. 그런데도 식사와 술은 물론이고 향응 비용까지 모두 피감기관에 부담시켰다. 의원 보좌관과 국회 입법 조사관들의 식사와 술값까지 포함하면 하루 저녁에 수천만 원이 들어갔다. 이러고도 어떻게 피감기관의 잘못을 따질 수 있었는지, 그 뻔뻔함이 놀랍다.

국정감사는 국정 운영의 잘잘못을 따지고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가려내라고 국민이 의원들에게 부여한 신성한 책무다. 17대 국회 마지막 국감을 대선 후보 헐뜯기, 근거 없는 폭로와 욕설 경연장으로 전락시켜 실망을 준 것도 모자라 향응 접대까지 받았으니 국감 무용론이 나올 만도 하다.

국회 윤리위원회와 각 당은 즉시 진상을 조사해 해당 의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출당 조치는 물론 이들이 다시는 의정 단상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도 해당 피감기관 관련자들을 문책할 일이다. 이들도 용서할 수 없는 한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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