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대형 바꿔치기

  • 입력 2007년 10월 8일 03시 00분


좌하 귀에서 벌어진 전투는 아슬아슬한 곡예 같다. 한발 삐끗하면 그대로 낭떠러지로 추락한다. 보는 사람은 아찔한데 정작 당사자들은 태연하다. 치열한 몸싸움에 단련돼 온 그들에겐 좌하 귀 모양에 대해 이미 몇 가지 견적서를 갖고 있을 것이다. 다만 어느 쪽이 더 이득인지를 따져보기만 하면 된다.

백 62 때 흑이 좌변을 안전하게 살리려면 참고도 흑 1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여유가 없다. 백 2로 막으면 하변 쪽 흑이 잡힌다. 따라서 흑 63이 정수.

목진석 9단은 흑 65를 두기 전 30분 가까이 장고했다. 그의 고민은 실전처럼 내려서 버티느냐, 아니면 물러서서 좌변을 조그맣게라도 살리느냐는 것. 하지만 이리저리 뜯기며 사는 것을 굴욕적이라고 여긴 그는 내려서 버틴다. 이러면 백 72까지 외길 수순이다. 흑이 다 잡힌 것 같지만 흑 73이 양(兩)환격을 보는 좋은 수. 백은 74로 물러서 좌변 흑 일단을 잡으며 40집 가까운 집을 챙겼다.

흑도 이제 좌하 백을 잡아야 수지가 맞는다. 목 9단은 좌하 백을 어떻게 요리해 나갈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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