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 애늙은이들

  • 입력 2007년 3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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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66은 절대의 곳이다. 이곳은 흑 ‘가’로 치중하는 맛이 있다. 가령 참고1도 백 1로 찌르는 수가 크다 하여 두다가는 흑 2, 4의 연타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다. 앞서 흑 ○의 수로는 참고2도 흑 1로 먼저 응수타진해 보는 수도 있었다. 백 2, 4로 받으면 흑 3, 5로 우중앙 백대마를 크게 공격한다.

이렇게 치중하는 수가 있었는데도 국수는 두지 않았다. 공격하기 위해 먼저 손실을 보는 게 마음에 걸렸을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상대의 반격도 염려되었을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안 건너는 게 국수의 기풍이다. 수가 보이면, 더군다나 형세가 유리하지 않은 처지에서는 바로 결행하는 게 본능인데 어릴 적부터 다 보고 있으면서도 못 본 척하기 일쑤였다. ‘애늙은이’라는 말이 달리 붙은 게 아니다.

우중앙이 두텁다. 흑은 곧장 ‘나’에 뛰어 다음 ‘다’를 노리면서 두터움을 키우고 싶은 마음 굴뚝같을 텐데도 태연히 흑 67∼75로 좌변부터 정리하고 본다. 백도 고분고분 다 받아준다. 지금은 누가 우중앙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처럼 두텁게 받아두어야 삭감할 때 힘을 쓸 수 있다. 윤준상 도전자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애늙은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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