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 보도사진상’ 2번 수상 낵트웨이 씨

  • 입력 2007년 2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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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도사진전 ‘존재 그대로의 사실’에 전시된 낵트웨이 씨의 사진. 소말리아의 한 어머니가 굶주려 죽은 아이를 땅에 묻기 위해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제임스 낵트웨이 씨
세계보도사진전 ‘존재 그대로의 사실’에 전시된 낵트웨이 씨의 사진. 소말리아의 한 어머니가 굶주려 죽은 아이를 땅에 묻기 위해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제임스 낵트웨이 씨
“사진은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힘입니다.”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23일 열리는 한국사진학회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보도사진가 제임스 낵트웨이(59·사진) 씨의 말이다. 종군기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인식하지 못했던 사실을 단 하나의 종이를 통해 순간적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사진”이라며 “현장 사진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열정 호기심 인내심 예민함 대담함 적응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6년 미국 지역신문의 사진기자로 출발한 이래 시사주간지 타임의 사진기자로도 활동했다. 그는 북아일랜드나 이라크 등 세계 곳곳의 전쟁과 테러 현장을 렌즈에 담아내 세계언론사진상 등을 여러 차례 받았다.

2003년 이라크전쟁을 취재할 때는 수류탄 파편이 무릎에 박히는 등 전장의 아슬아슬한 현장을 온몸으로 겪었다. 그는 “그럼에도 셔터를 누를 때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사진 찍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세계 보도사진 50주년 특별전 홈페이지 바로가기

“사람을 담은 사진, 인본주의를 담은 사진이 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세상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사진가의 사명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보도사진 50주년 특별전 ‘있는 그대로의 사실(Things as they are)’에도 그의 작품 2점이 전시돼 있다. 이들 사진은 세계보도사진재단이 주최하는 ‘올해의 사진상’에 선정된 작품이다.

하나는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실린 사진으로 소말리아의 한 마을에서 어머니가 굶주려 죽은 아이를 땅에 묻기 위해 들어 올리는 장면이다. 나머지는 타임에 게재된 것으로 르완다 내전 때 극우 민병대의 고문을 받아 흉터가 생긴 소년의 옆얼굴이다. 두 사진 모두 단박에 굶주림과 전쟁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실상을 ‘소리 없는 함성’으로 고발하고 있다.

“그 얼굴의 깊은 상처는 르완다의 혼란을 여과 없이 보여 주는 상징입니다. 죽음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소년의 표정에 그 비참함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어 가슴이 저렸습니다.”

낵트웨이 씨는 또 멀티미디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지만 사진의 힘은 쇠락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장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사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난 집중력을 끌어내고 각인의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낵트웨이 씨는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1987년 민주항쟁 취재 등으로 12차례 방한한 그는 “한국 사진가들은 열정이 넘치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이번 세계보도사진전을 보면서 사진의 사회적 기능과 가치에 대해 많은 분이 공감했으면 합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세계 보도사진 50주년 특별전 ‘존재 그대로의 사실’은 3월 12일까지 서울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 세계 보도사진 50주년 특별전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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