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90에 참고도 흑1로 순순히 잇고 앉아 있을 수 없다. 백2가 빤해 오히려 흑○가 외롭다. 그래서 흑은 91을 선수하고 93에 붙이는 맥점을 들고 나왔다. 이하 백104까지 흑은 좌변 백진을 깼으나 대신 백도 하변 흑진을 지워 버렸으니 장군 멍군을 부른 셈. 여전히 흑은 제자리걸음이다.
백110의 수를 두고 ‘안전빵’이라 부른다. 윤준상 4단이 코앞의 현찰인 흑111을 내주면서 두텁게 두는 속셈은 분명하다. “이걸로 이겼다”는 일종의 망치질이다. 백106 한점은 아슬아슬한 승부에서는 천금일지 몰라도 지금은 푼돈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아니나 다를까. 백122, 124로 덤벙덤벙 두는 것 같은데도 좌중앙이 금세 온통 하얀 바다로 변한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