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풀코스 완주로 노익장 과시한 형제

  • 입력 2006년 3월 1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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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꽃샘추위와 나이, 지병 그 어느 것도 우리의 완주를 막지 못했죠."

12일 '2006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7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해 풀코스를 완주한 석병환(73)·병준(53) 씨 형제. 이들은 언뜻 보기에는 부자(父子)처럼 보이지만 보기에 10남매 중 셋째와 여덟째다.

석 씨 형제는 '100회 마라톤클럽' 소속으로 대회 때마다 함께 달리는 '노익장 듀엣'. 이들은 1999년 3월 3·1절 기념 서울마라톤에서 처음 같이 뛴 이후 모든 대회에 함께 참가했다.

동생 병준 씨는 형 병환 씨의 마라톤 선배다. 뇌경색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병준 씨는 1992년 마라톤을 시작했다. 병환 씨는 1996년 허리디스크 수술 뒤 동생의 손에 끌려 1999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 20세나 연상인 병환 씨가 더 잘 달린다. 이번 대회서도 병환 씨는 3시간 51분 57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에 도착했지만 병준 씨는 4시간 31분 43초를 기록했다. 완주 기록도 병환 씨가 145회, 병준 씨는 108회다.

이들 형제에게 마라톤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삶의 활력소다.

병환 씨는 "40대 '젊은'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뛰다 보면 나이를 어느새 잊는다"고 말했다. 병준 씨는 "머릿속을 텅 비우고 묵묵히 달리다보면 평소 쌓였던 스트레스가 어느 순간 뻥 뚫리는 것이 느껴진다"고 거들었다.

이들 형제는 "마라톤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동아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 어릴 적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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