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공병호]‘젊은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 입력 2006년 2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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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토대를 닦은 젊은 인재들에게 상을 주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하는 ‘21세기를 이끌 인재상’이 벌써 5회째를 맞았다. 올해에도 각 분야를 대표하는 80명의 수상자를 보면서 그들이 계속 정진하여 큰 재목으로 성장해 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이 있지만, 그 시대란 가능성만큼이나 방황과 위태위태함으로 가득 차기 마련인 시간들이다. 그런 어려운 시간들 속에서도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를 찾아서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낸 것 자체만으로도 수상자들은 찬사와 격려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삶이란 생각보다 길다. 그 때문에 젊은 날 주위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인물들 가운데 세월과 함께 뾰족한 성과를 드러내는 데 실패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젊은 날의 성과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기는 하지만 삶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면 젊은 날의 인재들이 중간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높고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살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시야를 넓혀서 자신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다 보면 자신이 지금까지 이룬 성취란 것은 자신이 이룰 수 있는 영역 가운데서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높고 원대한 목표를 가슴에 안고 계속해서 앞을 향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생의 승패란 재기와 기발함, 영민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기보다는 끈기가, 기발함보다는 우직함이 더 중요한 덕목이 될 수 있다. 한 분야에서 걸출한 성과를 만들어 낸 인물치고 단기적인 노력으로 그 자리에 우뚝 서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것은 전문가로서의 입신(立身)에는 최소한 10년 안팎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다. 젊은이들은 이번 성과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작은 성과에 자족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자기 자신을 갈고닦는, 그런 시간들을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다.

개인의 역량이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한 개인의 뛰어난 역량은 자신뿐만 아니라 조직과 사회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그런 시대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활동하게 될 시대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혹자는 미래 사회를 ‘인재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나는 인간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간에 스스로를 ‘명품급 인재’로 만들어 내려는 각오와 다짐 그리고 그것에 걸맞은 노력을 한다면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것을 가능하도록 해 주는 토대를 굳건히 구축할 수 있는 시기가 학창시절이며 그 다음으로 중요한 시기는 30대와 40대의 젊은 날이라고 본다.

젊은이들이 살아갈 본격적인 글로벌 경제의 시대는 두뇌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격차가 확대되는 시대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읽고 젊은 날부터 착실히 자신에게 투자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구원하고 아울러 사회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인재들이 이 땅에서 한껏 기량을 펴고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 땅의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건강한 경쟁이 지배하고 노고에 대해 적절한 평가와 보상을 해 주는 시스템을 마련해 뛰어난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활동의 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역동성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할 수 있도록 말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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